“우크라 ‘춘계 대반격’ 디데이는 4월 30일” 美 기밀문건…홍수가 발목 [월드뷰]

“우크라 ‘춘계 대반격’ 디데이는 4월 30일” 美 기밀문건…홍수가 발목 [월드뷰]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4-19 15:03
수정 2023-04-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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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2023년 2월 28일 작성된 문건에는 4월 30일 우크라이나 춘계 반격에 맞춘 ‘미국과 연합 및 동맹국, 우크라이나군(UAF) 전투 장비 구축 계획’이 담겨 있었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2023년 2월 28일 작성된 문건에는 4월 30일 우크라이나 춘계 반격에 맞춘 ‘미국과 연합 및 동맹국, 우크라이나군(UAF) 전투 장비 구축 계획’이 담겨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춘계 대반격’ 디데이를 오는 4월 30일로 잡고 전투여단 훈련을 계획했다는 내용이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서 확인됐다고 16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2월 27일~3월 1일 사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밀문건 가운데 40여건을 입수, 이 중 20여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봄철 대반격의 주축이 된 우크라이나군 부대의 규모와 보유장비, 훈련 종료 시점 등이 담겨 있었다.

작성일자가 2월 28일로 기재된 한 문서에는 레오파르트2 전차와 마르더 보병전투차 등 서방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9개 여단의 훈련 및 장비지급 현황 평가, 그리고 4월 말까지는 전투에 나설 준비가 돼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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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인적 손실 현황이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러측 사상자 18만9500~22만3000명, 우크라 측 사상자 12만4500~13만1000명으로 러측 사상자가 더 많다. 그러나 문건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측 정보의 결함을 암시하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인적 손실 현황이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러측 사상자 18만9500~22만3000명, 우크라 측 사상자 12만4500~13만1000명으로 러측 사상자가 더 많다. 그러나 문건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측 정보의 결함을 암시하며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춘계 반격’(Spring Counteroffensive)을 위해 확실한 전투력을 갖춘 12개 여단을 구성할 거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춘계 대반격 디데이는 4월 30일. 이날까지 우크라이나는 3개 전투여단 구성을 맡고, 미국과 서방 연합국은 9개 여단에 대한 장비 지급 및 훈련을 맡기로 계획했다. 이 중 6개 여단은 3월 31일, 3개 여단은 4월 30일 최종 전투 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뉴스위크는 관련 문서를 토대로 우크라이나 제10작전군단을 비롯해 미군 및 연합군이 훈련 중인 9개 여단, 전투력복원 및 동류전용을 위해 구성된 3개 여단이 춘계 반격의 주축이 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서에는 우크라이나 9군단과 10군단 소속이 될 이들 9개 여단이 주력전차 200대와 전투차량 및 보병수송차 867대, 포 152문 등을 보유하게 될 것이란 내용이 담긴 프레젠테이션용 자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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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해 공개한 미국 기밀문건 일부. 미국과 연합국 및 동맹국, 우크라이나군(UAF) 전투력 구축 계획이 담겨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해 공개한 미국 기밀문건 일부. 미국과 연합국 및 동맹국, 우크라이나군(UAF) 전투력 구축 계획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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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공개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우크라이나 기상 상황 및 전망에 따라 전투차량 기동에 적합한 루트를 찾은 흔적이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뉴스위크가 입수한 공개한 미국 기밀문건 중 일부. 우크라이나 기상 상황 및 전망에 따라 전투차량 기동에 적합한 루트를 찾은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계획된 날짜에 대반격에 나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땅이 굳기는커녕 기록적 홍수로 우크라이나 중북부가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유출된 다른 미국 기밀문서에 담긴 기상 전망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4~5월은 진흙탕, 라스푸티차(rasputitsa) 시즌이다. 최근 바흐무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축선에서 전투 정체 양상이 짙어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라스푸티차 시즌이 끝나고 땅이 굳어야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직 미 공군 소속 기상전문가 데이비드 헬름스는 “우크라이나 토양 속 수분은 5월 1일을 전후로 날아갈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선 4월 중순부터 토양이 건조해지고, 2주 후에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5월 중순부터는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 지역에서 토양이 건조해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는 기록적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국(SES)에 따르면 계절적 영향으로 드니프로강, 데스나강, 세임강, 소지강, 프리피야티강, 호린강 수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 키이우 일대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리브네주, 폴타바주, 체르카시주, 체르니히우주, 지토미르주 등이 홍수 영향을 받고 있다.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체르니히우주로, 노브고로드 세베르스키와 코류키프스키, 니진스키 등에 분포한 29개 정착촌이 교통 마비 등으로 고립됐다. 수백 가구가 침수돼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다. 북서부 볼린주와 리브네주에서는 16일 기준 각각 7198헥타르와 3065헥타르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일부 주민은 1970년 이후 이 정도 규모의 홍수는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오는 22일 홍수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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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침수된 도로 등을 정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나우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침수된 도로 등을 정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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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침수된 도로 등을 정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나우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일대에서 침수된 도로 등을 정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나우
홍수라는 변수가 전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려우나, 땅이 굳는 시기가 지연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올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대반격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3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에 담긴 내용은 “작전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미국을 방문한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11일 정치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해방할 것”이라며 미국 기밀문건 유출은 대반격 계획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미할 총리는 다만 대반격 시기와 관련해 “늦어도 여름 전에 시작될 것”이라고 물러섰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에 더 많은 탄약과 탱크, 장갑차, 전투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계절상 조건적으로는 6월 날씨가 이동에 가장 유리하다.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크라이나 설명과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이 사실이라면, 홍수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대반격은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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