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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사무실 침입 反戰운동가들 43년만에 나타나

FBI사무실 침입 反戰운동가들 43년만에 나타나

입력 2014-01-08 00:00
업데이트 2014-01-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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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만료…스노든 폭로사건과 맞물려 관심

1971년 필라델피아시 교외에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 사무실에 침입해 FBI의 민간인 사찰활동을 담은 비밀서류를 훔쳐 언론에 유출한 반전 운동가들이 43년 만에 스스로 신원을 공개하고 나섰다.

영구 미제사건으로 묻힐뻔한 이 사건은 당사자들이 나타난데다가 에드워드 스노든의 국가안보국(NSA) 불법 정보수집활동 폭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AP통신, 영국 가디언 등 서방언론이 8일 밝혔다.

베트남전 반전운동으로 미국사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일반 시민 출신인 반전 운동가 8명은 3월8일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 간 세기의 권투경기에 모두의 관심이 쏠린 틈을 타 FBI 사무실에 침입했다.

이들은 자만심에 가득차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에드거 후버 당시 FBI 국장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FBI 침입을 시도했지만 기대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현장에서 입수한 서류더미에는 FBI의 반전평화와 민권운동에 대한 무차별 감시와 허위정보 전술을 비롯, 심지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자살하게 만들려는 계략 등 FBI의 비밀활동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들은 훔쳐낸 서류의 일부를 기자들에게 전달했으며 워싱턴 포스트(WP)가 후버 국장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이를 보도해 FBI의 민간인 사찰활동이 치부를 드러냈다.

FBI 사무실에 침입한 8명 가운데 5명이 신원을 공개하고 나섰고 이중 한명인 케이스 포시스(63)는 7일 전화를 통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아니라 FBI의 서류에 국민이 관심을 갖기 원했기 때문에 그동안 침묵을 지켰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20세의 택시 운전사였던 그는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다시 대규모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건강한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토론에 조금이라도 기여할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이 신원을 공개하고 나선데는 정부기관 서류 절도 혐의가 오래전에 공소시효가 만료됨으로써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FBI사무실 침입은 스파이 활동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부시 정부와 현 오마마 정부가 스노든 등을 단죄하는데 동원한 ‘스파이법’도 적용받지 않는다.

이들의 신원공개는 FBI 사무실에서 훔쳐낸 서류 내용을 과감히 보도했던 WP 전 기자 베티 메드스거가 이 사건을 다룬 새 책을 출판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영화감독 조한나 해밀턴의 다큐멘터리 작품 ‘1971년’이 나올 예정이다.

가디언은 사건 당시 FBI 사무실에서 입수한 서류 가운데는 FBI가 킹 목사에게 보낸 악랄한 편지도 포함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FBI는 킹 목사의 혼외 정사와 관련한 자료를 동봉한 편지에서 “킹, 당신에게는 한가지만 남았다. 무엇인지 알것이다”고 자살을 협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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