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늦게 치운 전임시장 비난했다 같은 처지 놓여
“자신에게 투표 안해 보복했다”, “자택이 있는 브루클린과 시청 근처는 제설이 잘 됐다”전임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의 늦은 제설작업을 비난했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같은 원성을 듣고 있다.
제설 작업에 지지층 거주 지역, 자택 지역 등을 고려한 편파적 성향까지 보였다는 등 감정적인 비난까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뉴욕시에 최대 30㎝ 이상의 폭설이 내린데 대한 뉴욕시 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뉴욕포스트는 21일 예보보다 몇 시간 일찍 눈이 내려 시 당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전했다. 기상 당국이 오전 11시께부터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지만 실제 눈은 오전 8시부터 쏟아졌다. 일부 지역은 오후까지도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블라지오 시장도 “제설 작업을 제대로 했어야 했다”면서 일부 지역의 제설 작업이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지연 제설 작업에 대한 비난이 많이 나온 어퍼 이스트 사이드를 방문했지만 이웃이 될 주민들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조만간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시장 관저인 ‘그레이시 맨션’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 주민들은 분노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금융 전문가인 알렉스 로빈슨(48)은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제설 작업하는 것을 못 봤다”고 말했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가 지역구인 대니얼 가로드닉 시의원은 “제설 작업에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면서 “지난 22일 한낮까지도 차가 미끄러지는 등 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자동차 사고가 나고 도로가 엉망인 어퍼 이스트 사이드 사진과 시청 근처의 깨끗한 거리 사진을 함께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퍼 이스트 사이드 주민들 사이에서 시장이 편파주의를 보였다는 비난도 나왔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은 브루클린의 주요 도로들은 어퍼 이스트보다 제설 작업이 더 잘 됐다고 지적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브루클린은 더블라지오 시장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이스트 76번가에 사는 마이클 쇼(66)는 “우리는 부자도, 억만장자도 아니지만 시장이 이 지역에서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복을 했다”고 말했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는 상류층 주거 지역으로 알려졌고 새해 첫날 취임한 더블라지오 시장은 부자 증세, 서민 지원 등의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
쇼는 “시장이 뉴욕을 자신의 ‘두 도시 이야기’(Tale of Two Cities)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의 유명 작가인 찰스 디킨스가 쓴 작품으로 격동의 프랑스 혁명기에 런던과 파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지난 2010년 12월 말 폭설이 내리고 나서 이틀이 지나도록 눈을 제대로 치우지 못한 블룸버그 당시 시장을 강도높게 비난한 바 있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 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많이 사는 플러싱과 퀸즈 등의 지역에서도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당 지역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