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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립교 백인 학생, 사상 최초로 과반 미달

美공립교 백인 학생, 사상 최초로 과반 미달

입력 2014-08-10 00:00
업데이트 2014-08-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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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계 급증…교육 현장 인종 갈등 빈발 우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케닛스퀘어의 메어리 D 랭 유치원 여름학기 교사 제인 코넬은 교실 앞에 ‘(학생들을) 환영합니다’라는 글을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가지로 적었다.

그도 그걸 것이 교실에는 집에서 주로 스페인어를 쓰는 어린이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이제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흔한 광경이다.

10일 미국교육통계센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공립학교 재학생 중 백인이 49.8%에 그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에 미달했다.

이런 학생 인종 구성 변화의 동력은 히스패닉계 학생의 폭발적인 증가이다.

1천281만명으로 집계된 히스패닉계 학생은 전체 공립학교 학생의 25.8%를 차지한다. 2천476만명의 백인 학생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흑인은 15.4%(767만명), 아시아계는 5.2%(256만명)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대륙 원주민 학생은 1.1%(52만명)에 그쳤다.

공립학교 학생의 인종 구성 변화는 미국이 전체적으로 변하는 방증이다.

통계 당국은 2043년이면 미국 국민 가운데 백인이 과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히스패닉계 국민은 출산율이 높은 반면 백인, 흑인, 아시아계 출산율은 상대적으로 낮거나 정체됐기 때문이다.

학생 인종 구성 변화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영어와 영어권 문화에 대한 수업이 더 늘어났고 급식 식단도 달라졌다.

특히 미국 사회에 이민 개혁, 빈곤, 다양성, 그리고 불평등을 비롯한 복잡한 문제점을 던졌고 교내 인종 갈등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7월 루이지애나 제퍼슨패리시학교는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 대한 차별 대우와 관련한 조사를 중단하기로 연방 정부와 합의했고, 5월 일리노이주 스트림우드의 학교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 간 싸움을 경찰이 개입해 말려야 했다.

교내 인종 갈등은 갈수록 더 미묘해지고 있다.

주거 지역 분할에서 보듯 인구 구성이 다양해지면 학교 역시 인종적으로 분할될 것으로 보인다.

인종에 따른 불균형도 숙제다.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대륙원주민 어린이들은 또래 백인이나 아시아계보다 유치원 입학생 수가 적다. 게다가 중도에 그만두거나 징계를 받는 일도 잦다.

결국 중, 고교 평균 학업 성적도 떨어지고 심화 수업에 참여할 기회도 적어지며 결국 고교 졸업장을 손에 쥐는 학생도 적다.

백인 학생이 줄어든다는 것은 가난한 학생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히스패닉과 흑인 학생 4분의 1은 4인 가구 연간 소득이 2만4천 달러가 안 되는 빈곤층 자녀들이다.

극빈층 히스패닉 어린이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 부모와 함께 지내고 있거나 나홀로 불법 체류 신분이라 주거 역시 매우 불안정한 상태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의 시민권리 연구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히스패닉 학생 수월성 교육분야를 조언하는 패트리샤 간다라 교수는 “끼니와 건강, 신변 안전과 주거 안정 같은 기본 문제를 외면하고 그저 교사와 교과 과정에만 신경 쓴다면 학생 인종 구성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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