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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미국, 디폴트 협상 없이 감정싸움만 고조

아르헨-미국, 디폴트 협상 없이 감정싸움만 고조

입력 2014-08-11 00:00
업데이트 2014-08-1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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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다양한 형태로 미국에 불만 표출美 판사 “거짓광고 마라…법정모독죄 적용 검토”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지 열흘이 넘었지만,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은 없고 아르헨티나와 미국 간 감정싸움만 높아 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주권 침해’라며 미국 정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의 담당 판사는 거짓 발표를 계속하면 ‘법정 모독죄’를 적용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미국연방 지방법원 토머스 그리사 판사는 지난 8일 아르헨티나 정부에 더 이상 거짓성명을 발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오도하는 발표가 계속될 경우 ‘법정 모독죄’ 적용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사 판사가 발끈한 것은 지난 7일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에 아르헨티나 정부가 실은 광고 때문이다. 당시 2페이지에 걸쳐 실린 광고는 ‘이미 이자를 예치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30일까지 5억3천900만 달러(5천584억원)의 이자를 갚지 않아 디폴트됐다고 하지만 이 금액을 은행에 예치해 뒀다는 주장이다. 법원이 이를 지불하지 못하도록 해 지급이 안 될 뿐이지 돈이 없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이런 주장에는 일부 수긍이 가는 대목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펀드가 제기한 소송에서 그리사 판사가 이들 헤지펀드에 채무를 갚지 않는 한 채무조정에 합의해 준 다른 채권자들에게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도록 지난 6월 판결했기 때문이다.

그리사 판사는 30일간 협상을 통해 헤지펀드 측과 해결책을 찾도록 했지만, 협상이 결국 결렬돼 아르헨티나는 7월 30일 이자상환에 실패했다.

그리사 판사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광고에 대해 “거짓이며,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르헨티나가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헤지펀드의 채무를 갚지 않고 있으면서도 이 사실은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사 판사는 아르헨티나가 이런 내용의 성명 발표를 중단하고 헤지펀드 측과의 협상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그동안 견지해온 자세를 고려하면 그리사 판사의 말에 고분고분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 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개입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서 그리사 판사가 판결을 번복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 날에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미국 정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한 소식도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디폴트를 둘러싼 감정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르헨티나가 아직 협상할 마음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난항이 예상된다.

법원이 선임한 중재인인 대니얼 폴락은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해결책이 나오기까지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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