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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판 쉰들러 리스트’ 독재정권 치하 100명 목숨 구해

‘칠레판 쉰들러 리스트’ 독재정권 치하 100명 목숨 구해

입력 2014-08-23 00:00
업데이트 2014-08-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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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1천명의 목숨을 구한 독일인 오스카 쉰들러처럼 칠레에도 군사독재정권에 희생될 위기의 좌파 운동가들을 구한 동명이인의 쉰들러가 있었다.

1970년대 자신이 운영하던 약국에 100명에 가까운 좌파 운동가들을 취직시켜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의 감시를 피할 수 있도록 도운 호르헤 쉰들러(75)의 이야기가

22일(현지시간) 발간된 자서전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칠레의 쉰들러 리스트’라는 제목의 이 자서전에 따르면 쉰들러가 좌파 운동가들을 숨겨준 방식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독일인 오스카 쉰들러가 강제수용소에 끌려갈 유대인을 자신의 공장에 취업시켜 목숨을 구해준 방법과 같았다.

좌파 운동가들은 가짜 신분으로 쉰들러의 약국에 위장 취직해 비밀경찰 조직인 국가정보국(DINA)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73년부터 1978년까지 쉰들러의 약국에 취직해 목숨을 건진 사람은 거의 100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쿠데타로 실각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의 경호를 맡았던 호세 무노스, 킨틴 로메로도 포함돼 있었다.

공산당원이었던 쉰들러는 공산당 재조직과 비밀 네트워크 형성에도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탰다.

쉰들러는 자서전을 통해 “공산당 동지들이 직장을 잃고 옷가지나 먹을 것도 없이 나타났다”며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도왔다”고 말했다.

약국 직원인 킨틴 바리오스는 쉰들러가 박해받는 좌파 운동가에게 집을 빌려주고 돈을 전해줬으며 약을 보내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쉰들러의 약국은 산티아고에만 4개, 인근 도시에 1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었으며, 현재도 산티아고에서 2곳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칠레에서는 지난 1973년부터 1990년까지 군사독재가 이어졌다.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은 좌파인사를 색출하는 ‘콘도르 작전’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사회·노동운동가와 지식인이 무차별적으로 납치·살해돼 총 3천명이 숨지고 3만8천여명이 고문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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