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볼라’에도 꿈쩍 않는 미국 항공사 환급정책

’피어볼라’에도 꿈쩍 않는 미국 항공사 환급정책

입력 2014-10-22 00:00
업데이트 2014-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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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증상으로 탑승 자진 취소해도 환급 까다로워

예상치 못한 에볼라 감염자의 비행기 탑승으로 미국 항공사들이 큰 홍역을 치렀지만, 에볼라 증세를 호소해 스스로 탑승을 취소하는 승객을 위한 배려는 전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와 보건 당국이 ‘피어볼라’(에볼라 공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나 엄격한 환급 정책을 운용하는 항공사는 에볼라라는 특수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고지식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 뉴스는 자체 조사 결과 에볼라 사태 발발 이후 에볼라 감염을 우려하는 승객을 위한 티켓 정책을 새로 바꾼 항공사는 한 곳도 없었다고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에볼라 감염자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승객이 감염을 우려해 항공사에 이를 알리고 자발적으로 탑승을 취소할 때 순순히 환불하는 곳이 아예 없었다는 것이다.

어떤 항공사는 아예 환급해주지 않았고, 다른 항공사는 의사의 진단서를 요구했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자로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돌보다가 감염된 여자 간호사 앰버 빈슨(29)이 에볼라 초기 증상을 보인 13일, 비행기를 타고 클리블랜드에서 댈러스로 이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전역으로 전염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삽시간에 번졌다.

빈슨을 태운 비행기가 다른 노선도 운영한 탓에 최대 800명의 탑승객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감염 여부를 문의하는 등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보건 당국은 이후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에 대해 대중교통 이용 중단과 장거리 이동 금지 명령을 내리는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항공사들은 사실상 팔짱만 낀 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댈러스 모닝 뉴스에 따르면, 프런티어 항공을 이용한 빈슨은 여행을 취소했더라도 추가 절차를 밟지 않으면 환불받지 못한다.

프런티어 항공의 환급 정책은 비행기 탑승이 어려울 만큼 아픈 환자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저가항공사인 스프린트는 승객이 에볼라 환자라고 자진하여 신고하더라도 환급해주지 않고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의사의 진단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 역시 승객이 환급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을 때에만 이를 검토하고 의사의 진단서가 있더라도 취소 수수료를 제한 금액만 승객에게 환급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격리 수용해야 하는 에볼라 환자를 다른 중병 환자와 같이 취급한다고 밝혀 논란을 증폭시켰고 델타 항공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정책이 없다며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문은 항공사 접근법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이 의학적인 이유로 자체적으로 승객의 탑승을 금지할 때에는 환급하지만, 반대로 승객이 질병을 호소해 비행기 탑승을 취소할 때에는 환불받을 근거가 없어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또 피어볼라 사태에도 추수감사절 휴가를 겨냥해 항공료를 인상해 제 잇속 챙기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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