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적은 내 친구”…미 공화당 ‘워런 ‘띄우기’

“힐러리 적은 내 친구”…미 공화당 ‘워런 ‘띄우기’

입력 2015-01-30 10:37
업데이트 2015-01-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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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에 대한 극찬이 ‘적진’인 공화당에서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보다 진보적으로 평가되는 워런 의원을 ‘힐러리 대항마’로 띄우려는 당내 세력이 있지만, 공화당까지 나서 박수를 치는 형국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공화당이 들썩이는 것은 워런을 ‘링 위로 올려’ 막강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을 흠집 내려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술인 셈이다.

최근 워런 의원을 향한 공화당 쪽 발언은 낯이 뜨거울 지경이다.

2016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이시여, 워런을 우리에게 주소서”라며 “신념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그녀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인 미셸 바흐만 전 하원의원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아주 매력적인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NYT는 워런 의원에 대한 공화당의 구애를 ‘노림수’로 분석했다.

여러 이슈에서 상반되는 입장을 지닌 워런 의원을 정말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논리에서 좋아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에서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포진하고 있어 대선주자 확정까지 잠룡들의 ‘혈투’가 불가피하다.

반면, 민주당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라는 당내 부동의 1위가 있다.

공화당으로서는 무난히 대선후보로 확정돼 넉넉한 대선자금을 확보한 클린턴 전 장관과 치열한 경선을 치르며 돈까지 소진한 공화당 후보가 맞붙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워런 의원이 뛰어들어 민주당의 경선판이 시간도, 돈도 많이 드는 구도로 짜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힐러리 공략’에도 워런 의원 만한 카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진보의 아이콘’인 워런 의원이 나선다면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비판을 받는 클린턴 전 장관의 지지자 가운데 젊은층과 진보 성향을 흡수할 것이라는 게 공화당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나아가 워런 의원과 경쟁하느라 클린턴 전 장관이 진보적 입장을 수용한다면 본선에서 중도·무당파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전날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취했던 경제,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아무 생각도 없이 러시아에 대한 리셋(reset) 버튼을 눌러 러시아가 미소를 지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해 ‘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일자리가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나 워런 의원이 더 신랄했다는 평도 있다.

그는 과거 클린턴 전 장관이 월가 기부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파산 법안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면서 “뉴욕의 새내기 상원의원으로서, 힐러리 클린턴이 원칙 있는 입장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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