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의 첫 외조 연설… X맨이냐 비밀병기냐

빌의 첫 외조 연설… X맨이냐 비밀병기냐

입력 2016-01-05 23:10
수정 2016-01-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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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와 접전’ 뉴햄프셔서 단독으로 힐러리 지원 유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클린턴을 ‘외조’하기 위해 대선에 뛰어들었다. 빌은 4일(현지시간) 초기 경선지역의 하나인 뉴햄프셔주에서 부인 힐러리를 위한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선거전략 자문과 사적인 자금모금 활동에만 관여한 빌이 독자적으로 공개적 유세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부부가 동선을 달리하며 초기 경선지역을 훑으면서 표를 끌어모으는 ‘쌍끌이’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날 클린턴 선거캠프가 공개한 광고 동영상의 주인공도 빌이었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빌이 뉴햄프셔의 지지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세론’을 형성한 힐러리가 뉴햄프셔에 주력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2위인 버니 샌더스와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중적 인기가 높은 빌의 ‘역할’에 대해 힐러리는 지난달 ‘비밀병기’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기대감을 강하게 표했다.

그러나 빌의 ‘등판’이 과연 힐러리에게 어느 정도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클린턴 부부가 정치적으로 ‘한 묶음’이 될 경우 빌의 강점은 긍정적 효과를 주지만 ‘약한 고리’는 치명적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1998년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았던 성추문 사건이 다시금 조명을 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8년 전의 스캔들이 이번 대선에서 의미 있는 변수로 부상하기에는 ‘동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치적인 탄핵 과정과 여론의 심판까지 거쳤던 사안인데다가, 힐러리의 직접적 ‘흠결’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빌이 대중 유세 과정에서 과도한 ‘존재감’을 과시할 경우 스스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보여줘야 할 힐러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빌의 역할은 초기 경선지역이나 일부 경합지를 대상으로 전략적인 유세 행보를 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1-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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