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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트럼프 “찬스 잡았다”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트럼프 “찬스 잡았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10-30 22:48
업데이트 2016-10-3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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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여론조사 지지율 2%P 초접전… 전문가들 “트럼프 승부 뒤집을 수도”… FBI 재수사, 최측근 前남편 ‘섹스팅’ 수사가 발단

미국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연방수사국(FBI)이 불기소 처분한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 관련 재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대선판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박빙 우위를 점한 클린턴이 이번 재수사로 인해 신뢰도에 타격을 입는다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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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8일 앞두고… 다시 요동치는 美대선
D -8일 앞두고… 다시 요동치는 美대선 미국 연방수사국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방침을 밝힌 다음날인 29일(현지시간) 클린턴이 플로리다주 데이토나에서 열린 유세에서 FBI의 결정을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유세장에서 “클린턴의 범죄 행위는 고의였다”고 주장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오른쪽).
데이토나·피닉스 AFP·AP 연합뉴스
클린턴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가진 유세에서 “선거를 바로 앞에 두고 정보도 거의 없이 이런 결정을 (FBI가) 내린 것은 상당히 이상스럽다”면서 “그저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유례없는 일이며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일”이라며 FBI를 강력히 비난했다.

반면 트럼프는 28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유세에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큰 뉴스”라며 “FBI가 마침내 옳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28일 미 의회 감독위원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나는 지난 (7월) 의회 증언에서 FBI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서버 수사를 끝냈다고 밝혔는데 최근 새로 전개된 사건들 때문에 이를 보충하려 한다”며 “FBI는 연관이 없는 사건으로부터 이(이메일 스캔들) 수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들의 존재를 알게 됐다. 나는 이 이메일들이 우리 수사에 얼마나 중요한지 평가하고, 기밀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FBI 수사관들이 적절한 수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FBI의 재수사 결정과 관련해 코미 국장이 밝힌 ‘연관 없는 사건’은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의 전남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섹스팅’(음란한 문자를 주고받는 것) 사건으로, 위너 전 의원의 컴퓨터를 뒤지던 중 애버딘의 이메일 1000여건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클린턴은 세 번의 TV 토론 이후 승기를 잡은 듯했으나 최근 다시 트럼프와 혼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는 지난 24~27일 유권자 11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47%, 트럼프는 4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두 후보는 오차범위 ±3% 포인트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WP와 ABC가 지난 20~22일 벌인 조사에서는 클린턴이 50%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를 12% 포인트로 눌렀다. WP는 “공화당 지지층이 막바지에 결집하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27일까지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는 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에 따른 민심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 CNN이 여론조사업체 ORC와 2주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데 이메일 스캔들을 중요한 척도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 설립자 네이트 실버는 “악재도 1주일이면 여론에 충분히 영향을 미친다”며 “향후 클린턴의 전략은 트럼프의 더 큰 악재를 폭로하거나 코미 국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섹스팅(Sexting)이란

‘섹스(Sex)와 문자메시지 송수신(Texting)’의 합성어로, 음란한 문자를 사진 등을 첨부해 주로 휴대전화로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섹스팅은 2011년 미국의 미리엄 웹스터 사전에 독립된 단어로 등재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수행비서 후마 애버딘의 전남편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섹스팅으로, 2011년 트위터로 사진과 음란한 문자를 한 여성에게 보냈다가 발각돼 그해 6월 의원직을 사퇴했다. 또 2013년 정계로 복귀하려다 다른 두 명의 여성과 섹스팅한 사실이 폭로돼 복귀가 좌절되기도 했다. 위너의 섹스팅에 사용된 인터넷 계정이 클린턴의 사설 서버였고, 이때는 위너가 애버딘과 이혼하기 전이었다.
2016-10-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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