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에 스티브 너친, 상무장관에 월버 로스 각각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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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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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버 로스
서울신문 DB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오는 30일 중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의 너친을 트럼프 정권의 재무장관에 임명한다는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NBC뉴스도 투자자 출신 로스가 이날 트럼프의 대선구호인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모자를 쓰고 웃으면서 트럼프 타워를 떠났다며 로스의 상무장관 낙점 소식을 전했다.
너친은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정부 경험은 없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 들어가 금융계에 입문했다.
17년간 일한 골드만삭스를 2002년에 떠나 헤지펀드 회사인 ‘듄 캐피널 매니지먼트’를 창립했다.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도 관심을 보여 ‘엑스맨’과 ‘아바타’에 자금을 지원했다.
너친은 대출 회사인 ‘원웨스트’의 회장을 맡았을 당시 일부 고객에게 부적절한 대출을 하고 소수인종 지역 거주민들에게 불법 대출을 한 의혹을 받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너친의 헤지펀드 듄 캐피털은 2008년 트럼프가 시카고에서 벌인 건설 사업에 투자했다. 트럼프는 대출 조건 확대를 위해 너친의 회사와 다른 대출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결국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됐다.
올해 4월 트럼프가 공화당 뉴욕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하자 너친은 캠프의 재무책임자 자리를 맡아달라는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너친이 재무장관에 오르면 행크 폴슨(조지 W 부시 정권), 로버트 루빈(빌 클린턴 정권)에 이어 골드만삭스 출신으로는 세 번째 재무장관이 된다. 현재 그는 세 번째 아내가 될 여배우 루이스 린튼과 약혼한 상태다.
트럼프가 상무장관으로 선택한 로스는 사모투자펀드(PE) 투자자 출신이다.
로스는 1970년대 후반 글로벌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 들어가면서 금융계에 입문했다. 그는 24년간 이 회사에 재직하면서 파산·구조조정 부문을 이끌다 회장까지 올랐다.
로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사모투자펀드 ‘WL 로스 &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기업 사냥꾼’, ‘파산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트럼프와는 수십 년에 걸쳐 알고 지낸 인연이 있다. 1980년대 로스가 로스차일드에서 일할 당시 뉴저지 주 애틀랜틱 시티에 있는 트럼프의 카지노가 도산을 피할 수 있도록 도운 이후 두 사람은 계속 교류했다.
로스는 대선전에선 트럼프를 위한 모금행사를 열었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100일 구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문역으로도 활동했다.
그는 미국 내 ‘재팬소사이어티’ 회장도 맡아 지난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로스는 1997년 말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자문 및 중재역을 맡았다. 위기극복 후 한국 정부로부터 공로표창도 받았다.
로스는 당시 한라그룹 등 주요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도 관여했고, 한국산업은행 채권 헐값 인수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와 너친은 월가 금융가 출신답게 막대한 부도 갖고 있다.
철강 산업에 정통한 로스는 포브스 집계로 2014년 당시 재산이 29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였다. 너친의 재산도 4600만 달러(537억 원)에 이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4일 초갑부들로 꾸려진 트럼프 내각의 내정자들을 소개하면서 “가질리어네어(초갑부)들의 트럼프 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너친과 로스가 각각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으로 공식 지명되면 (금융계 이해관계에 민감한) 월가 인물들을 내각에 투입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월가와 워싱턴 정치권의 결탁을 공격하는 등 월가와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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