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관심을…’은 마법 주문”…NYT, 韓정경유착 주목 보도

“‘대통령이 관심을…’은 마법 주문”…NYT, 韓정경유착 주목 보도

입력 2017-01-03 13:37
수정 2017-01-0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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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사면 등 기업들도 혜택, 무고한 피해자로 보는 시각 적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 한국의 ‘최순실 국정농단 스캔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추진 과정을 짚으면서 근절되지 않은 정경 유착을 주목해 보도했다.

NYT는 ‘스캔들로 혼란스러운 한국에서 정치와 기업의 합작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 씨의 국정 영향력에서 출발한 대중의 분노가 정치 시스템을 향한 광범위한 우려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대통령의 힘과 정치와 재벌 사이 공생 관계에 대중의 분노가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은 물론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한 경제 모델에 회의적인 시각을 품는 한국인들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NYT는 또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어떻게 나더라도 “대통령 스캔들로 이미 대기업과 정부 사이의 되풀이되는 공모를 겨냥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결점이 있고 미성숙한 한국 민주주의를 재구성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스캔들에서 핵심으로 떠오른 정경 유착은 한국 사회에서 고질적인 병폐로 꼽힌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를 일으킨다는 목표 아래 기업들에 세금 우대와 값싼 전기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기업들은 각종 정부 사업을 후원하는 형태 등으로 보답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기업들이 자금을 출연하고 삼성이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승마 관련 자금을 제공한 이면에도 정경 유착의 병폐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NYT는 한국 검찰을 인용해 “재벌들 모두 ”대통령이 여기에 관심이 있다“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마법 주문 같은 말을 듣고서 수표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그렇다고 재벌이 무고한 피해자라고 믿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자금 출연 대가로 재벌들도 혜택을 누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NYT는 10대 대기업 총수 가운데 6명은 범죄 기록이 있다며 “그들은 종종 집행유예 판결이나 대통령 사면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대선 때마다 매 후보들이 정부와 재벌과의 결탁을 끝내겠다고 약속하지만 정경유착 문화는 한국 사회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NYT는 한국에서 정경 유착이 뿌리 뽑히지 않은 이유로 대통령에게 권한이 많이 집중된 정치 구조를 꼽았다. 또 광고주인 재벌과 정부 눈치를 보며 문제에 맞서지 않는 언론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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