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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유린·고갈’ 등 선동적 단어… “분열만 조장”

‘살육·유린·고갈’ 등 선동적 단어… “분열만 조장”

김미경 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17-01-22 22:44
업데이트 2017-01-2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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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6분 취임 연설 뜯어보니

美사회 ‘암울한 도살장’으로 표현
“국가주의 원칙 날것 그대로 선언”
WP “정치 캠페인 하듯” 평가절하

‘살육(carnage)과 유린(ravage), 고갈(deple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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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취임연설은 이 같은 어둡고 선동적 문구로 가득했다. 지난 18개월간 벌어졌던 미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자신의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 등을 타깃으로 쏟아냈던 자극적 단어들이 16분 연설 내내 이어졌다. 미국의 미래 비전과 국정 과제를 제시해야 할 자리에서, 미국민의 분열만 다시 조장했다는 미 언론 등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기득권층만 이득을 챙기고 있고 사회가 만연하는 범죄와 만성적 가난, 부서진 학교, 빼앗긴 부, 묘비처럼 흩어진 녹슨 공장들로 가득하다”며 “미국의 ‘살육’은 당장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사회를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도살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어 워싱턴 엘리트들로부터 권력을 빼앗아야 ‘살육의 시대’가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나운 국가주의적 선언”이라며 “어두운 취임연설에서 트럼프는 오직 자신을 지지한 미국민에게만 충성서약을 함으로써 가장 추한 선거가 남긴 후유증과 분열을 치유하는 대신 계속 정치 캠페인을 하듯 국정을 운영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수십년간 우리는 미국의 산업을 희생해 외국의 산업을 배부르게 했고, 외국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너무나 슬프게도 우리 군대는 ‘고갈’됐다”고 했다. 우파 선동가로 연설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역은 “트럼프 대통령은 포퓰리스트적이고 일종의 국가주의적 운동의 기본 원칙을 날것 그대로 선언한 것”이라며 “앤드루 잭슨 대통령 이래 이런 연설은 없었다. 매우 깊고 깊은 애국주의의 뿌리가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7-01-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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