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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병사가 76년 전 어머니께 부친 편지, 구순 앞둔 미망인에 배달

미군 병사가 76년 전 어머니께 부친 편지, 구순 앞둔 미망인에 배달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1-10 16:44
업데이트 2022-01-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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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상사 존 곤살베스가 2차 세계대전 종전 뒤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고향 집의 어머니에게 써서 부친 편지. CBS 보스턴 홈페이지 캡처
미 육군 상사 존 곤살베스가 2차 세계대전 종전 뒤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고향 집의 어머니에게 써서 부친 편지.
CBS 보스턴 홈페이지 캡처
구순을 바라보는 미망인 안젤리나 곤살베스가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받아 보지 못한 남편의 편지를 최근 대신 배달 받아 읽고 있다. CBS 보스턴 홈페이지 캡처
구순을 바라보는 미망인 안젤리나 곤살베스가 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받아 보지 못한 남편의 편지를 최근 대신 배달 받아 읽고 있다.
CBS 보스턴 홈페이지 캡처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가 고국의 어머니에게 부친 편지가 76년 만에 미국의 한 우체국에서 배달되지 않은 채 발견됐다. 병사는 2015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그보다 먼저 저하늘로 떠났는데 병사의 미망인이 구순을 앞둔 나이에 남편의 편지를 읽으며 새삼 감격했다.

이 거짓말 같은 사연은 미국 CBS 뉴스의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미육군 상사였던 존 곤살베스는 1945년 12월 6일 독일 베를린의 미군 기지에서 복무하고 있었다. 전쟁은 이미 끝난 상태였는데 당시 스물두 살의 그는 매사추세츠주 워번의 고향 집에 편지를 부쳤다. 그런데 이 편지가 피츠버그의 미국 우편서비스(USPS) 분류물 센터에서 겉봉이 뜯기지 않은 채 발견됐다.

아들은 뭐가 급했는지 짤막하게 자신의 안부만 전하고 있었다. “안녕, 어머니. 어머니가 보낸 다른 편지를 오늘 받았어요. 모두 잘 계신다니 저도 기뻐요. 나로 말하면 괜찮고, 잘 지낸답니다. 음식도 대부분 괜찮게 나와요. 사랑과 키스를.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자니가. 바라건대 빨리 뵀으면 해요.”

USPS는 곤살베스의 미망인 안젤리나의 주소를 찾아내 배달했다. 곤살베스가 이 편지를 부친 지 5년 뒤 처음 만나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던 안젤리나는 “남편을 진짜 사랑했다. 그는 진짜 사내였다. 난 여전히 그뿐이다. 여전히 그의 존재를 느낀다. 진짜 그런다”고 말했다.

USPS는 70년 이상 세월의 더께가 묻은 편지를 배달하면서 자신들 것도 동봉했는데 “이 편지를 배달하는 일은 우리에게 엄청 중요했다”고 밝힌 것이었다. 곤살베스 가족은 편지를 받은 뒤 USPS에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 “좋아요. 좋아요. 그의 말이거니 싶다가도 믿기지 않더라. 대단하다. 그가 여기 나랑 함께 있는 것 같다. 내 말 알겠냐?”

마침 연말연시 시즌에 맞춰 배달된 것도 더할 나위 없다고 했다. “아주 즐거운 느낌이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때맞춰 우리 주위에 있었다. 일년 중 그가 가장 좋아했던 시기였거든.”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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