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헌법개정 어렵자 대권 포기… 군부와 협상 가능한 외무장관 유력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71)가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고 새 내각에서 외무장관직을 맡게 될 전망이다.아웅산 수치 여사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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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는 최대 정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총재로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지만 외국 국적 가족이 있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헌법 59조 때문에 출마할 수 없다. NLD는 수치의 대통령 출마를 위한 헌법 개정을 모색했지만 군부의 반대에 부딪혀 논의조차 못했다. NLD 고위 관계자는 미얀마타임스에 “군부와 협상을 통해 헌법 효력 정지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며 “그러나 이제는 이 계획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결국 NLD가 실익 없는 헌법 개정 논의를 포기하고 하루빨리 새 대통령을 뽑아 정국 수습에 나서겠다는 의도라고 영국 BBC방송이 분석했다. 수치가 외무장관을 맡으려는 것은 대외적으로 대통령직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국방안보위원회(NDSC)에 참석해 군부와도 협상에 나설 수 있어서다.
NLD는 대통령 후보로 수치의 측근인 흐틴 키야우와 미오 아웅을 내세울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5년)를 다 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치는 시간을 갖고 군부와 협의를 거쳐 2~3년 뒤 대통령직에 나설 것으로 미안마 정계는 내다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03-02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