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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반대에 가로막힌 호주 다운증후군 커플의 출산 꿈

부모 반대에 가로막힌 호주 다운증후군 커플의 출산 꿈

입력 2016-10-03 15:16
업데이트 2016-10-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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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아이에 대한 사랑 있으면 돼” vs 부모 “준비 안돼”

“결혼해서 아이들을 갖고 싶어요. 좋은 부모가 될 자신이 있어요.”(다운증후군 커플).

“운전을 못 하고 일자리도 없으며 숙제도 도와줄 수 없는 부모를 둔 아이들을 생각해 보세요.”(커플의 부모)

호주의 다운증후군 커플이 결혼해 아이를 갖겠다는 꿈을 갖고 있으나,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모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모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호주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퀸즐랜드주에 사는 마이클 콕스(25)와 테일러 앤더튼 커플은 두 사람 모두 다운증후군을 갖고 있다. 6년 전 수영대회에서 처음 만난 뒤 2년 동안 사귀었고 지난해에는 약혼도 했다.

둘의 러브스토리가 지난 5월 호주 공영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에 소개됐고, 이 동영상은 1천3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이제 결혼을 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아이도 딸 셋, 아들 하나 등 4명을 갖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양쪽 부모 모두 두 사람의 꿈을 지지하지 않아 둘은 결혼을 늦추고 있다고 호주 ABC 방송이 3일 보도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동안 다운증후군을 가진 자녀에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며 길러왔지만, 이번만은 인정하기 어렵다는 완강한 태도다.

테일러의 엄마인 캐서린 머스크는 “둘이 결혼해 아이를 갖기를 바라지만 나는 매우 걱정되고 불안하다”며 “이는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일어날 수도 없다”라고 강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부모는 둘이 아이를 낳을 경우 사실상 아이들 양육을 맡아야 하는 등 자신들에게 닥칠 책임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다.

반면 결혼 의사가 강한 마이클은 “어떤 사람들은 아이를 갖는다는 게 아주 힘든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알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며 “이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동정심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지원 활동가들도 아이를 갖는 문제는 커플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권리가 제한돼서는 안 되고 그들이 뜻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퀸즐랜드주의 장애인 활동가인 미셸 오플린은 “우리는 다른 부모들에게는 ‘당신의 아이를 잘 기를 준비가 돼 있나요?”라고 묻지 않는다“며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녀를 키우는 문제에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유전학 전문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커플이 임신한 사례가 드물다면서도 마이클-테일러 커플이 같은 증상의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반반 정도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부모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커플에게 계획을 바꾸도록 강요할 생각은 없다. 커플이 더 성숙해지고 더 배우면서 부모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스스로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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