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피하려고 여객기 전세 내 예식 올린 인도 신랑신부

방역수칙 피하려고 여객기 전세 내 예식 올린 인도 신랑신부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5-25 08:39
수정 2021-05-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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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신랑신부가 결혼식에 하객 160명을 모두 참석시키고 싶어 묘수를 냈다. 방역수칙에 공중에서의 행위에 대해 규정된 것이 없다는 허점을 파고들어 여객기를 전세 내 기내에서 예식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숨진 이들이 30만을 넘어선 가운데 가난한 이들은 장례를 치를 비용조차 없어 갠지스강에 그냥 시신을 수장시키는데 돈 있는 인도인들은 이런 무리수를 써서라도 결혼의 기쁨을 만끽하려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최근 방역수칙이 한층 강화돼 결혼식 참석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타밀 나두주를 떠난 여객기의 비좁은 통로에서 신랑신부가 모든 좌석에 들어찬 하객들로부터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동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세기가 타밀 나두주에서 가장 유명한 미낙시 암만 사원 상공을 날 때 혼인서약이 이뤄졌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인도 항공당국은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우선 이 전세기에 탑승했던 스파이스제트 항공사 승무원들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동영상을 보면 하객 거의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도 않고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아 이 나라에 덮친 보건 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 댓글이 쏟아졌음은 물론이다.

항공사 대변인은 한 여행사가 결혼식을 마친 뒤 하객들을 태워 여행 보낸다며 마두라이에서 뱅갈로르까지 가는 보잉 737기를 전세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계약자들에게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안내했고, 기내에서 예식을 거행해도 좋다고 승인한 적이 결코 없다”고 덧붙였다.

돈투 라메시란 누리꾼은 전날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마두라이 출신 라케시와 닥쉬나가 비행기를 2시간 전세 내 공중 예식을 올렸다. 뱅갈로르에서 마두라이로 오는 스파이스제트 기내에서 예식을 올린 뒤 가족들은 마두라이에서 뱅갈로르로 돌아왔다”고 항공사의 해명과 다른 설명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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