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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SNS’ 현대차 유감표명에도… 성난 인도, 불매운동 확산

‘카슈미르 SNS’ 현대차 유감표명에도… 성난 인도, 불매운동 확산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22-02-10 22:20
업데이트 2022-02-1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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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리점 옹호글로 불똥
현지 전시장서 수십명 항의 시위
도요타·KFC 등도 줄줄이 사과

9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최대 도시 아마다바드에 있는 현대자동차 전시장 앞에 수십명의 성난 시민들이 모였다.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청년당원조직인 인도청년회의(IYC)에 소속된 이들은 “현대차를 불매한다”, “현대차는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전날인 8일에는 극우 성향 힌두교 단체 자나자그루티 사미티(HJS) 회원들이 인도 벵갈루루의 현대차 전시장 앞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인도 자동차 시장 2위 사업자인 현대차가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곤경에 처했다. 최근 이 회사 파키스탄 대리점이 카슈미르 연대의 날(5일)을 맞아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는 글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한 뒤 군사 충돌이 끊이지 않는 분쟁 지역으로 ‘남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린다. 인도 네티즌들은 현대차가 대놓고 파키스탄을 지지했다며 비판을 쏟아 내고 있다.

현대차는 유감 표명을 통해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인도 정부가 외교 라인을 통해 우리 정부에 항의를 표명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7일 트위터 계정에 ‘비공식적인 SNS 활동으로 인도 국민이 받은 불쾌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면서 문제의 게시물이 본사와는 관계없는 파키스탄 대리점의 독립적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

인도 외교부는 장재복 주인도 한국대사를 불러 이번 소동에 대해 항의했다고 8일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에게 이 문제로 전화를 걸어 국민과 정부가 느낀 불쾌감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인도 외교부는 전했다. 인도는 주한 인도대사를 통해 현대차 본사에도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시장에 각별히 공을 들여 온 현대차는 돌발 악재에 난처해하고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310만대의 차량 가운데 현대차는 50만 5000대(16.2%), 기아차는 18만대(5.8%)를 판매해 각각 시장점유율 2위와 4위에 올랐다.

기아차와 도요타, 스즈키, 혼다, KFC, 도미노피자 등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인디아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파키스탄 협력업체 등도 카슈미르에 연대를 표하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오달란 기자
2022-02-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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