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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씻지 않은 이란 남성, 다시 씻은 지 몇달 만에 94세로 사망

반세기 넘게 씻지 않은 이란 남성, 다시 씻은 지 몇달 만에 94세로 사망

임병선 기자
입력 2022-10-26 07:45
업데이트 2022-10-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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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세기 넘게 씻지 않다가 다시 씻기 시작한 지 몇달 만인 23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이란 남성 ‘하지 삼촌’이 2008년 12월 28일 남서부 파르스주 데흐람 지방의 데즈가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벽돌 움막 앞에서 촬영에 응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반 세기 넘게 씻지 않다가 다시 씻기 시작한 지 몇달 만인 23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이란 남성 ‘하지 삼촌’이 2008년 12월 28일 남서부 파르스주 데흐람 지방의 데즈가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벽돌 움막 앞에서 촬영에 응하고 있다.
AFP 자료사진
이란 남서부 파르스주 데흐람 지방의 외딴 데즈가 마을 사람들에게 ‘아무 하지‘(하지 삼촌)로 통하는 남성이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마을 사람들은 무려 50년 넘게 씻지 않은 그를 멀리 떨어져 살도록 움막까지 지어줘 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2013년 다큐멘터리 ‘아무 하지의 이상한 인생’이 제작될 정도로 유명한 그가 실제로 얼마나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는 매체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60년 이상이란 매체도 있고 70년이 넘는다고 보도한 매체도 있다.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어 가족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마을 사람들이 여자를 만나려면 그래야 한다고 꼬득여 세수를 다시 하기 시작했는데 몇달 만에 갑자기 아파하더니 지난 23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 방송이 현지 IRNA 통신을 인용해 25일 전했다. 위생적이지 않은 생활을 그렇게 오래도록 해왔는데도 천수에 가까운 수명을 누렸다는 점이 놀랍다.

미국 대중지 더선은 그가 박테리아나 기생충 때문에 아픈 적이 없었으며, 에이즈 발병원인 HIV 와 간염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가 세수를 마다한 것은 물과 비누가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라고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젊었을 때는 제발 좀 씻고 다니라고 을러대는 마을 사람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그는 2014년 현지 일간 테헤란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산미치광이로도 불리는 가시도치 음식을 가장 좋아하며 벽돌 움막과 바닥 사이에 구멍을 뚫어 그 안에서 지낸다고 밝혔다. 사실 길가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은 가시도치를 조리하지도 않고 날것으로 먹었다. 젊었을 때 세수를 마다하는 일 때문에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한 번은 마을 사람들이 차에 태워 강가로 데려가려 했는데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오랜 세월 씻지 않으니 당연히 얼굴은 검댕과 고름 투성이였다. 사실 그가 늘상 먹는 것도 탄 음식, 오래 된 기름 캔에 담긴 걸러지지 않은 물이었다. 그나마 평생 결혼하지 않은 그를 이웃들이 돌봤다. 담배도 엄청 좋아해 어떤 때는 과시하듯 한 입에 많은 개피를 문 채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BBC는 이 사진도 홈페이지에 실었는데 여기에 싣지는 않겠다.

이웃들은 그를 목욕시키고 깨끗한 물을 주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그는 무척 슬퍼했다.

하지만 방송은 진지하게 그가 정말로 가장 오랫동안 목욕을 하지 않았던 사람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에 인도인 남성 카일라시 칼라우 싱이 35년 동안 씻거나 양치를 하지 않았다며 힌두스탄 타임스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남성”이라고 보도한 일이 있었다. 그 뒤 그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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