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혁명성지 시바이포 ‘지각 방문’

시진핑, 혁명성지 시바이포 ‘지각 방문’

입력 2013-07-12 00:00
업데이트 2013-07-1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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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기풍이 당의 생사존망 결정”…본격 정풍운동 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11일 ‘혁명 성지’인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현 시바이포(西栢坡)를 방문했다고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작은 산골 마을인 시바이포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끄는 공산당 지도부가 1949년 국민당군을 쫓아내고 수도 베이징을 탈환하기 직전 마지막 농촌 지휘소로 삼은 곳이다.

시 총서기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시바이포에서 제창한 ‘양개무필’(兩個務必) 정신을 강조했다. 양개무필은 ‘반드시 해야 할 두 가지’라는 뜻이다.

수도 베이징(北京)을 탈환, 중국 전체를 통치하는 수권 세력이 되기 직전 마오쩌둥은 당원들이 겸손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자만에 빠지지 말고 힘겹게 투쟁하는 기풍을 잃지 말라고 주문했다.

공산당이 혁명 정신을 잃고 과거 중국 역사에 등장했다 사라진 여타 수권 세력의 전철을 밟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시 총서기는 “마오쩌둥 동지가 당시 여기서 양개무필을 제창한 것에는 새로 탄생하는 인민정부의 장기적 안정에 관한 심각한 고민이 서린 것으로서 사상,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시 주석의 시바이포 방문이 상당히 늦었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전임자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는 당 총서기 선출 직후 시바이포를 찾아왔다.

그러나 시 총서기는 이런 관행을 과감히 깨고 작년 11월 29일 중국의 부상을 주제로 한 ‘부흥의 길’이라는 전시회가 열린 베이징의 국가박물관을 찾아갔다.

당의 뿌리, 즉 과거를 상징하는 혁명 성지 대신 중국의 장밋빛 미래를 그린 전시회장을 첫 공개 활동지로 택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 총서기는 작년 12월 개혁개방 선도 지역인 광둥성을 방문하는 ‘남순(南巡)’을 단행, 자신이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의(鄧小平) ‘적자’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시진핑이 작년 11월 당 총서기로 취임한 것을 고려하면 시바이포 방문이 반년 넘게 늦은 셈이다.

홍콩 언론에선 시 총서기의 시바이포 방문에 대해 공산당 내 보수세력에 어필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조니 라우는 지난해 시 총서기의 광둥성 방문을 언급하며 “각각 다른 정치적 상징을 지닌 곳을 방문한 것은 당내 양쪽 진영 모두에 정치적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신중하게 계획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이는 새 지도자(시진핑)가 자기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단호하게 밀어붙이는데 여전히 자신감이 부족함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 총서기는 시바이포 방문에 앞서 자신이 정치 경력을 처음 시작한 허베이성 정딩(正定)현에 들렀다.

시 총서기가 지난 1982년 정딩현 공산당 위원회 부서기를 맡은 지 31년 만에 국가 최고 지도자 신분으로 ‘정치적 고향’을 다시 찾은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당내 기풍 문제는 당의 생사존망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끊임 없이 정치 풍토를 새롭게 하고 개혁과 혁신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시진핑은 아울러 공직자는 인민을 위해 봉사하고, 다수 군중을 머리에서 지워서는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北京)의 분석가들은 시진핑의 이 같은 일련의 발언은 시진핑 지도부가 최근 반(反)부패, 공직기강 확립 등을 잇달아 강조하고 있는 것과 연관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대대적인 ‘정풍 운동’의 서막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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