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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독 초점은 ‘日 과거사’ 비난

시진핑 방독 초점은 ‘日 과거사’ 비난

입력 2014-02-24 00:00
업데이트 2014-02-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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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中계획에 부정적…홀로코스트 기념관 방문 거부

오는 3월 하순 예정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독일 방문을 놓고 양국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 주석은 독일방문 기간 홀로코스트 기념관 등을 찾아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공격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독일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베이징 주재 외교관은 “중국은 시 주석의 방독기간 2차 세계대전 등 과거사에 초점을 맞추기 원하지만, 독일은 달가워하지 않는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독일은 이에따라 중국이 시 주석 일정의 하나로 내놓은 홀로코스트 기념관 방문 제의를 즉각 거부했다고 또 다른 외교관이 말했다.

중국은 홀로코스트 기념관 방문이 거절되자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또 다른 시설인 노이에 바헤 기념관 방문을 제의했다.

이 외교관은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시 주석에게) 접근 금지구역”이라면서 노이에 바헤 기념관 방문도 승인될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독 활동을 놓고 이러한 불협화음이 노출되는 것은 중국과 독일의 계산이 서로 엇갈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2차 세계대전 등 나치 정권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 철저히 참회한 독일과 공식적으로는 여러 차례 반성했지만 여전히 과거사에 대해 공식입장과 반대되는 말을 수시로 내뱉는 일본을 대비하며 일본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과거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간주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우경화 행보를 지속하자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시 주석의 방독으로 중국과 일본 간의 갈등에 휩쓸려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 독일은 또 과거사에 초점을 맞춘 시 주석의 방독 활동으로 아픈 과거가 되살아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 외교관은 2차 세계대전의 부정적 유산을 되새기는 일이 시 주석 국빈방문의 핵심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런 이유로 홀로코스트 기념관 방문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2년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유럽을 순방하면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했다.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만이 훌륭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일 갈등은 일본의 잇따른 과거사 부정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중국이 역사를 놓고 일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매년 방위예산을 두자릿수로 늘리고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는 등 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따른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은 지난주 난징(南京) 대학살 기념관에 중국 주재 외국기자들을 초청하는 등 일본에 대한 여론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난징학살기념관 주청산(朱成山) 관장은 외국기자들 앞에서 “어떤 단체가 역사적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독일은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면서 “독일은 놀라울 만큼 올바른 역사적 시각을 지니고 있지만 일본은 완전히 반대”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CCTV등 국영매체들도 독일과 비교하며 일본을 비난하고 있다. CCTV는 지난 1970년 당시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가 1943년 바르샤바 게토 폭동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중국 일간지들은 지난달 중·독 국방장관 회담이 끝나고 나서 한 독일관료가 “독일로서는 역사의 교훈이 매우 쓰라렸다”면서 “독일은 철저한 반성과 많은 노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중국 매체의 이런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고 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중·독 국방장관 회담을 언급하면서 “독일은 정말로 이러한 식의 일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독일은 계속 중국이 일본과 비교하고 전쟁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 대변인 사토 구니(佐藤地)는 “단순히 야스쿠니 방문으로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야스쿠니를 방문했다고 해서 일본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오해라고 변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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