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사태 장기화하면 강제진압 후 시위대 중국으로 압송”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발표로 촉발된 홍콩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 사태가 25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무장경찰 병력이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허난(河南)성에 주둔한 무장경찰 128사단이 최근 홍콩에 인접한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으로 이동해 홍콩에 진입할 준비를 마쳤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21일 보도했다.
해당 사단은 홍콩 시위사태가 대화로 해결되지 않으면 홍콩에 진입해 시위를 진압하면서 시위대를 체포한 후 그들을 중국으로 압송할 것이라고 보쉰은 전했다. 홍콩에는 연행한 시위대를 모두 수용할 만한 시설이 부족해 중국으로 압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보쉰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중국 경찰로 보이는 일단의 병력이 무리를 지어 홍콩의 경찰서로 진입하는 광경이 목격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배낭을 지고 목에 스카프를 두른채 중국어 구호를 크게 외치는 점 등을 들어 본토에서 이동한 병력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보쉰은 홍콩에 들어온 본토 경찰 병력이 어떤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홍콩 주민은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쉰은 또 홍콩의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홍콩 주민의 이익을 배반했다면서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 경찰 병력의 홍콩 진입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렁 장관은 20일 영미권 주요 일간지들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싼 홍콩 소요사태에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행운”이라며 시위대에 “중국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홍콩 정부와 시위대는 시위 24일째인 21일 처음으로 공식 대화를 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견해차만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