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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자회견서 외신이 질문권 못 받는 이유

中 기자회견서 외신이 질문권 못 받는 이유

입력 2016-03-17 16:59
업데이트 2016-03-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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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질문 피하려 ‘무늬만 외신’ 사전 선정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는 제법 많은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린다.

분야별로 각 부처 부장(장관)급이 주관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이 있고 전인대 폐막일에는 총리가 직접 나서 질의 응답하는 피날레 회견이 열린다.

지난 1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인대 폐막식 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3층 중앙홀에서 내외신과 직접 대면했다. 이 자리에 1천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질문 경쟁을 벌였고, 리 총리는 2시간여 질문에 답했다.

이처럼 기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질문자로 ‘간택’ 받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까칠한’ 외신 기자들이 질문권을 못 얻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미리 질문자와 질문을 조정했는가 하면 중국 관영 언론의 해외 자회사인 ‘무늬만 외신’ 또는 친(親) 중국 매체를 질문자로 선정했다고 17일 보도했다.

WSJ는 이들 ‘가짜 외국 미디어’는 지나치게 저자세를 유지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그러면서 중국 당국의 질문자 선정 방식을 소개했다.

내외신 회견에서 사회자는 그 많은 기자 가운데서도 의자에 검은 재킷을 걸친 채 흰 옷을 입은 ‘기자’만을 질문자로 선정했으며, 그들의 질문은 미리 조율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회자가 껄끄러운 질문을 하는 외신 기자들을 피하려고 중국 관영 언론의 실질적인 통제를 받는 외국 매체 기자에게 질문권을 준다고 꼬집었다.

외신에도 질문권이 적절하게 분배돼야 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인 만큼 통제 가능한 매체 기자를 선택함으로써 ‘이빨 빠진’ 질문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농업개혁 또는 문화교류 등 하나 마나 한 질문을 던져 기자회견장에서 우스갯거리가 되기 일쑤라고 신문은 전했다.

WSJ는 이어 양회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년간 이 같은 무늬만 외신 역할을 해준 건 관영 중국국제방송(China Radio International)의 자회사인 오스트래일리언 라디오였지만, 올해는 글로벌 CAMG 미디어 그룹이 대신 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WSJ는 그러면서 ‘중국 특색의 외국 미디어’들을 소개했다.

우선 ‘미중보시(美中報時·Sino-U.S.Times)’가 거론됐다. 이 매체는 온라인 뉴스 포털과 주간지로, 해당 웹사이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등록했으며 중국계 미국인 기업가가 세운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 웹사이트의 콘텐츠는 관영 신화통신의 뉴스로 채워져 있다.

이 매체 기자는 지난 7일 중국 농업부장의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미국에서의 콩 수입량은 얼마나 되고, 그 가운데 유전자변형 콩의 비율은 얼마인가?”라고 물어 외신 매체들 사이에 웃음거리가 됐다.

통계치만 확인해보면 알 수 있는 질문이었던 데다 논란이 되는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수출국이 미국이라는 점을 부각하는 ‘친중국’ 질문이어서다.

그다음으로 ‘중평사(中評社·China Review News Agency)’도 꼽혔다. 이 매체는 2005년 홍콩에서 설립돼 대만에도 지사를 두고 있으나, 중국 공산당원이 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평론집단과 연계돼 있다.

이 매체 기자 역시 양회 내외신기자회견에서 ‘외국 미디어 기자’로서 질문권을 얻었다고 WSJ는 전했다.

‘오주신쾌보(澳洲新快報·Australian News Express Daily)’도 거론됐다. 이 매체는 2004년 호주 시드니에서 설립됐으나 중국 광저우(廣州) 기반의 관영 매체가 모회사다. 이 매체의 기자는 지난 4일 푸잉(傅瑩) 전인대 대변인 주관의 기자회견에서 푸 대변인에게 지나친 아부성 발언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교보(僑報·The China Press)’도 무늬만 외신 명단에 들었다. 중국과 대만, 홍콩 출신 중국인 이민자 11명이 세운 독립 매체이기는 하지만 중국 본토의 관영 매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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