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남아엔 전세기 허용…한국행 유커 동남아로 돌리나

中 동남아엔 전세기 허용…한국행 유커 동남아로 돌리나

입력 2017-01-03 15:01
수정 2017-01-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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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관광 17조원 소비…유커 무기로 주변국 압박·혜택 노골화

중국 당국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하는 대신 동남아 지역으로 향하는 전세기 신설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구랍 30일부터 하이난(海南)연합항공서비스가 하이난항공과 손잡고 신청한 하이커우(海口)∼라오스 루앙프라방, 싼야(三亞)∼캄보디아 프놈펜 등 3개 전세기 노선의 개통을 허용했다고 중신망이 3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로 가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빠른 교통편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에 전세기 노선이 신설된 국가들은 지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시 중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했던 나라들이다.

중신망은 또 라오스 비엔티안의 유명 관광지에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지에 유커를 상대로 문을 연 식당, 상점, 이발소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를 노골화하며 한국 항공사들의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한 시기와 맞물려 주목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한국 항공사는 이달중 8개 노선의 한국행 전세기를 운항하겠다고 중국 민항국에 신청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했고 중국 항공사들도 전세기 운항신청을 철회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해외여행을 20% 가량 줄이라는 지침을 오는 4월까지 한국에만 적용키로 한 상태다.

중국 당국이 인기가 높은 한국 관광 수요를 동남아 지역으로 유도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중국 현지의 관광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커 송출을 무기로 삼아 마찰을 빚는 주변국에는 유커 감축으로 압박을 가하고, 중국의 입장을 따르는 국가에는 유커 증원을 통해 혜택을 제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막강한 유커 소비력을 무기로 삼아 상대국의 정책을 좌우하려는 중국 당국의 행보가 반(反) 시장적이며 대국답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독립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대만에 대해서도 중국은 단체관광객 정원 축소 정책을 통해 지난 5월 이후 대만행 유커를 36% 줄였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올해 춘제 연휴 기간 중국인 600만명이 해외관광에 나설 예정이며 이들이 해외에서 쇼핑 등으로 지출하는 돈도 1천억 위안(17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4년 연속 세계 최대의 해외관광객 송출국이자 소비국으로 세계 관광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세계 관광수입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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