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조원 매출’ 잔치, 웃지 못한 마윈 왜

‘83조원 매출’ 잔치, 웃지 못한 마윈 왜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11-12 17:56
수정 2020-11-1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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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 전날 플랫폼 반독점안 공개
원가 이하로 서비스 제공 행위 금지
지난달 금융정책 비판 부메랑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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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쇼핑 축제로 꼽히는 광군제 행사가 진행 중인 12일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항저우 본사 미디어센터 전광판에 4982억 위안(약 83조 7900억원)이라는 누적 매출액이 적혀 있다. 항저우 신화 연합뉴스
중국 최대 쇼핑 축제로 꼽히는 광군제 행사가 진행 중인 12일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항저우 본사 미디어센터 전광판에 4982억 위안(약 83조 7900억원)이라는 누적 매출액이 적혀 있다.
항저우 신화 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올해 11월 11일 ‘솽스이’(광군제) 축제에서 80조원이 넘는 매출 실적을 거뒀지만 창업자 마윈은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금융정책을 비판한 발언이 부메랑이 돼 알리바바 같은 인터넷 플랫폼을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법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12일 차이신에 따르면 올해 11월 1~11일 솽스이 쇼핑 축제 기간에 톈마오(T몰)와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쇼핑 플랫폼에서 거래된 금액은 4982억 위안(약 83조원)이었다. 통계 집계 기준이 바뀌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솽스이(11월 11일 하루) 거래액 2684억 위안보다 85% 이상 늘어났다. 올해 알리바바의 솽스이 거래액은 지난달 미국 아마존이 진행한 ‘글로벌 프라임데이’ 매출의 20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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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로이터 연합뉴스
마윈.
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솽스이 전날인 10일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반독점법 초안을 공개해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을 발표했다. 민감한 고객 자료를 공유하거나 담합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해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알리바바를 중심으로 인터넷 공룡들을 겨냥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11일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징둥, 샤오미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600억 달러(약 294조원)가량 사라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24일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가 ‘작심하고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곧바로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 상장이 무산되고 앤트그룹의 핵심 수입원인 소액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중국에서는 마윈과 알리바바가 ‘중국 지도부의 눈 밖에 났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0-11-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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