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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매체 줄폐간… ‘친중’ 홍콩 의회선 中에 충성 맹세

홍콩 민주매체 줄폐간… ‘친중’ 홍콩 의회선 中에 충성 맹세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2-01-04 01:30
업데이트 2022-01-04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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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새 중신문까지 3곳 문 닫아
90명 의원 “정부에 책임 다할 것”
‘홍콩의 중국화’ 급속도 진행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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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지 1년 반 만에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일 크리스 융(오른쪽) 홍콩 중신문 주필이 홍콩 삼수이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신문의 폐간을 발표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지 1년 반 만에 홍콩의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3일 크리스 융(오른쪽) 홍콩 중신문 주필이 홍콩 삼수이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신문의 폐간을 발표하고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새해부터 홍콩에서 극과 극의 풍경이 펼쳐졌다. 빈과일보와 입장신문 등 홍콩 민주진영 매체가 잇따라 폐간한 데 이어 인터넷 언론사인 중신문(시티즌 뉴스)마저 스스로 문을 닫았다. 의회(입법회)에 모인 친중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에 충성을 맹세했다.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지 1년 반 만에 나타난 모습이다.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언론 탄압에 민주화 세력의 목소리를 홍콩 안팎에 전달할 통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중신문은 지난 2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고별사를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폐간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중신문은 “2년 사이 사회가 급변하고 언론의 생존 환경이 악화해 우리는 아무 걱정 없이 이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면서 “우리 작은 배는 거친 풍랑 속에 선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폐간 배경을 밝혔다.

중신문은 2017년 1월 크리스 융 전 홍콩기자협회장 등 언론인들과 언론계 학자들 10명이 의기투합해 창간됐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기부금으로 운영됐으며 지난해 6월 홍콩에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뒤 탄압을 받은 기자들이 합류했다. 중신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파와 무관하게 홍콩을 사랑하며 자유와 개방, 다원주의와 포용 등 홍콩의 핵심 가치를 유지한다”고 소개했다. 홍콩 보안국은 지난해 10월 중신문이 “국가보안법 시행에 따라 당국이 홍콩의 언론 자유 보장을 거부했다고 보도하며 독자들을 오도했다”고 주장하는 등 중신문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했다.

이로써 빈과일보(애플 데일리, 지난해 6월), 입장신문(지난해 12월 29일)에 이어 불과 6개월 사이에 홍콩 민주 진영 언론사 세 곳이 문을 닫았다. 세트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지국장은 “중신문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세 번째 독립언론 희생양”이라면서 “홍콩의 언론 자유가 도마에 올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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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선거에서 당선된 홍콩 입법회 의원이 이날 캐리 람(왼쪽) 홍콩 행정장관 앞에서 정부에 대한 충성을 선서하는 모습. 홍콩 AP 연합뉴스
지난달 선거에서 당선된 홍콩 입법회 의원이 이날 캐리 람(왼쪽) 홍콩 행정장관 앞에서 정부에 대한 충성을 선서하는 모습.
홍콩 AP 연합뉴스
이날 홍콩 입법회에서는 지난달 19일 선거에서 뽑힌 90명의 의원이 충성 선서를 했다. 홍콩 정부에 충성과 책임을 다한다는 내용이다. 선서 이후 당국이 진실성을 의심하면 즉시 자격이 박탈되고 향후 5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주재한 선서식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2016년 충성 선서식에서 민주 진영 의원들이 ‘홍콩은 중국은 아니다’ 등의 현수막을 흔들며 반발해 6명이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김소라 기자
2022-01-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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