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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무고한 시민 옥죄더니...고위직 ‘노마스크 파티’ 논란

홍콩, 무고한 시민 옥죄더니...고위직 ‘노마스크 파티’ 논란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1-09 17:17
업데이트 2022-01-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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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도 180여명 참석해 노래하고 술 마셔
최고위 관료 13명 3주간 격리..“내로남불” 비난
친중파는 ‘남탓’만..“중 정부, 못마땅해하고 있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위트먼 헝(왼쪽)이 지난 3일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이 파티에 홍콩 정부 고위직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홍콩 HK01 캡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위트먼 헝(왼쪽)이 지난 3일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이 파티에 홍콩 정부 고위직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홍콩 HK01 캡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어려움이 커진 홍콩에서 입법회(국회 격) 의원 20명과 정부 고위관리 13명이 유력 정치인의 생일파티에 마스크도 쓰지 않고 참석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홍콩을 이끄는 사회 최고위층 수십명이 한꺼번에 격리시설로 들어가야 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그간 홍콩 정부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다”며 집회와 시위를 막았고 입법회 선거도 1년이나 미뤘다. 그런데 이런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한 이들은 시민을 비웃듯 ‘그들만의 내로남불’ 파티를 벌였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난 7일 밤 성명을 통해 “이달 3일 완차이에서 열린 생일파티에 참석한 최고위 관료 13명을 정부 격리시설에 3주간 수용한다”며 “이들이 방역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 뒤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앞서 홍콩 보건당국은 이달 6일 “이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된 행사는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위트먼 헝(53)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18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서퍼 추이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아우가왕 입경사무처장 등 고위 관료와 입법회 의원 등 30여명이 파티장에 있었다. 주최자인 헝을 비롯한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부르거나 술을 마시는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나갔다.

친중파 진영의 도덕성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헝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려고 파티를 연 것이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그에게 잘 보이고자 행사에 간 것 모두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되레 “근본 책임은 홍콩에 처음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한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들에 있다”며 비난을 화살을 돌렸다고 SCMP는 전했다.

이번 사태로 올해 3월 27일 열리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 람 장관이 재출마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신의 3연임 성사를 앞두고 매우 예민해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추측이다. 홍콩정부 소식통은 SCMP에 “중국 정부가 홍콩 고위 인사들의 처신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다만 다음 조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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