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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매체, ‘한복공정’ 논란에 “민의 오도에 한국 당국자들 진화” (종합)

中매체, ‘한복공정’ 논란에 “민의 오도에 한국 당국자들 진화” (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2-07 17:11
업데이트 2022-02-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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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지 환구시보, 개막식 한국 반응 보도

올림픽 개막식 때 中소수민족으로 
한복 입은 여성 나와 오성홍기 전달
이재명·윤석열에 “포퓰리즘으로 오도”
“한국 정부 해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입 연 靑 “한복 우리 전통문화 재론 여지 없어”
한중 수교 30주년, 中 성의있는 태도 보여야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이 등장해 ‘동북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22.2.4 연합뉴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이 등장해 ‘동북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복을 입은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22.2.4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출연한 것을 놓고 한국에서 커다란 논란이 일고 있다고 중국 언론에 보도됐다. 여야 대선 후보들의 중국 비판 발언도 “포퓰리즘으로 오도”라고 깎아내린 뒤 한국 정부가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中 “개막식 국제 언론 극찬 받았는데
韓언론이 조선족 복식에 문화공정 비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7일 “조선족 전통 복식을 한 중국인 여성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국기 전달 코너에서 등장해 한국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면서 “한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중국이 한복 문화를 노린다’라거나 ‘문화 수탈’이라는 비난을 하며 정부에 항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개막식이 국제 언론의 극찬을 받았지만 한국 언론에서 조선족 복식과 장구에 초점을 맞춰 ‘중국이 문화동북공정을 시도했다’고 비난했다고 적었다.
‘치마 저고리에 댕기머리’,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치마 저고리에 댕기머리’,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2022.2.5 연합뉴스
이어 한국의 일부 정치인들과 민족 정서를 선동하는 학자들이 뒤따라 선전했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올렸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고구려와 발해는 한국의 역사이지, 남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두 대선 후보를 겨냥해 “포퓰리즘 측면에서 민의를 오도하자,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복은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박병석 국회의장), “중국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외교부 당국자),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양국 관계에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다”(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한국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한국에서는 황 장관과 외교부 등의 원론적 발언에 대해 “중국과 싸우자는게 아니라 우리의 것을 뺏기지 말자는 것인데 당국자들의 너무나 소극적인 대응”이라며 비판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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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2022.2.5 뉴스1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2022.2.5 뉴스1
개회식 멀티비전에 등장한 한복과 떡메치기
개회식 멀티비전에 등장한 한복과 떡메치기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사전공연 도중 경기장의 대형 화면에 중국의 각 지역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 지린성 ‘바이산’을 소개하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이 화면은 사전 공연중에 표출된 것으로 무대에서 직접 시연되지는 않았다. 2022.2.5.
연합뉴스
홍보영상에도 한복·장구·상모돌리기
한복에 “한푸, 한족의 명나라 의상”

앞서 지난 4일 개최된 올림픽 개회식에는 한복을 입은 젊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을 대표하는 여러 명 중 한 명으로 출연했다. 분홍색 치마에 머리까지 한가닥으로 땋아 댕기까지 한 차림새는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문화와 복식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한복 차림의 출연자를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이 공개된 이후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여야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대중국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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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장관 “중국에 항의할 필요까지는”

중국이 직접적으로 한복을 자신들의 고유문화로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황희 문화부 장관이 베이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적으로 항의할 계획을 묻는 말에 “(공식적인 항의 등)그럴 필요까지는 현재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답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서 한복과 상모돌리기를 넣어 논란을 빚었다. 중국 길림에 사는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나왔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여러 차례 자국의 것인 것처럼 소개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한푸’(汉服)라고 부르며 한족의 전통 의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0년 중국 게임회사는 ‘한복이 명나라 의상’이라는 식의 자국 이용자들 주장에 동조했다.
한중 간 ‘김치 원조’ 논쟁 속에서 김장 담그는 영상을 올린 뒤 ‘중국음식(#ChineseFood)’ 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중국 유튜버 ‘리쯔치’.
한중 간 ‘김치 원조’ 논쟁 속에서 김장 담그는 영상을 올린 뒤 ‘중국음식(#ChineseFood)’ 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중국 유튜버 ‘리쯔치’.
김치 두고 ‘파오차이’ 국제표준인증
“한국 김치종주국의 치욕” 中 주장

같은 해 중국의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泡菜)가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인증을 받은 것을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 김치와 연결시켜 ‘김치종주국의 치욕’이라 주장했다.

이는 이른바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 시도를 문화 분야에 빗댄 ‘문화공정’이라는 인식을 낳은 대표적 사건이 됐다.

중국이 이른바 문화 공정을 최근 반복적으로 벌이면서 한국 국민들 사이에 반중 감정이 누락된 것이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에서 문화공정이 되풀이되자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양국의 갈등 관리를 위해 중국이 한국의 우려에 보다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인터넷을 통해 ‘이건 당신 것, 이건 내 것이다’의 불필요한 문화적 감정충돌이 있는데 다 고쳐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한중 문화를 불필요하게 구분 짓지 말자는 취지로 받아들여지나 이런 발언만 놓고 보더라도 중국이 한국민의 우려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2022.2.5 연합뉴스
인스타그램에 ‘한푸’를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이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고유 전통 옷인 한복을 한푸라고 지칭하며 ‘한복공정’에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022.02.06
인스타그램에 ‘한푸’를 검색하면 수많은 게시물이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고유 전통 옷인 한복을 한푸라고 지칭하며 ‘한복공정’에 나서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2022.02.06
靑 “한복, 우리 전통 의복 세계가 인정”
한편 청와대는 이날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여성이 출연한 것을 계기로 국내의 반중 정서가 고조되는 상황과 관련해 “한복이 우리의 전통 의복 문화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복이 우리 전통문화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관련 부처에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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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2022.2.4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선족들이 설날 윷놀이를 하는 장면이 대형 화면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4일 중국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조선족들이 설날 윷놀이를 하는 장면이 대형 화면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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