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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상, 세 아이’ 상하이 의료 붕괴… 전체 2500만명 동시 검사

‘한 병상, 세 아이’ 상하이 의료 붕괴… 전체 2500만명 동시 검사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4-04 22:18
업데이트 2022-04-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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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누적 4만명 ‘제2 우한’ 우려

軍 의료진 2000명 파견 역부족
테슬라·폭스바겐 공장 계속 폐쇄
봉쇄 길어지며 물류 운송도 차질

베이징 한인 밀집지서 5명 확진
당국 “韓 의류서 바이러스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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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영유아 코로나19 환자들. 병상마다 3∼4명이 함께 누워 있는 모습에서 현재 이 지역의 의료 자원이 고갈됐음을 알 수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상하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영유아 코로나19 환자들. 병상마다 3∼4명이 함께 누워 있는 모습에서 현재 이 지역의 의료 자원이 고갈됐음을 알 수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의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만명 이상 쏟아지면서 ‘제2의 우한(武漢)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상 하나에 서너 명의 아이가 함께 누워 있는 영상이 공개되는 등 의료 자원이 고갈되자 중국 지도부는 군 인력까지 투입해 사태 해결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전날 본토에서 감염병 환자 1만 3137명(무증상 1만 1771명 포함)이 새로 나왔다. 도시 봉쇄 중인 상하이에서만 3분의2가 넘는 9006명(무증상 8581명)이 나왔다. 지난 열흘간 상하이의 누적 감염자 수도 4만명을 넘어섰다. 2020년 2월 12일 후베이성 우한에서만 1만 3436명이 집단 감염되는 등 중국 전역에서 1만 5152명이 생겨났던 때와 비슷하다. 중국 당국은 이날 상하이시 전체 인구 2500만명의 코로나19 검사를 동시에 한다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상하이의 한 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영유아들이 한 침대에 다닥다닥 붙어 누워 있는 모습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해당 병원은 “병동 내부 개선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장면”이라고 해명했지만, 상당수 중국인은 ‘의료 체계가 가장 우수하다는 상하이조차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며 큰 충격을 받았다. 감염자가 병원이 아닌 체육관 등을 임시로 개조해 만든 격리 시설로 보내지기도 한다. 상하이의 의료 붕괴가 가시화되자 군 당국은 윈20 수송기를 동원해 군 의료진 2000여명을 긴급 파견했으나 역부족이다.

자동차 업체의 타격도 상당하다. 지난달 28일 상하이 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중단한 테슬라는 이날부터 생산을 재개하려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당분간 공장 폐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상하이 공장도 부품 조달 차질로 인해 지난달 말부터 부분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상하이 코로나 전수조사
상하이 코로나 전수조사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쏟아져 전면 봉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4일(현지시간) 방역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핵산 검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이날 상하이시 전체 인구 2500만명의 코로나19 검사를 동시에 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로이터 연합뉴스
상하이의 핵심 물류 인프라인 푸둥국제공항과 양산항은 정상 가동 중이지만 봉쇄가 길어지면서 제품 운송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상하이는 지난달 28일부터 황푸강을 중심으로 지역을 둘로 나눠 동쪽부터 각각 4일씩 봉쇄를 시작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5일 새벽부터 도시 기능이 정상화돼야 하지만 지금도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현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인 베이징의 한인 밀집지역인 차오양구 왕징에서도 5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이에 지역 주민들도 전원 핵산 검사를 받았다.

베이징일보는 “확진자 모두가 한국 옷을 전문적으로 파는 옷가게의 점원과 동거인”이라고 강조했다.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베이징 신규 확진자 5명, 한국 의류 매장과 관련’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당국도 “한국산 수입 의류에 묻어 있던 바이러스가 중국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는 주장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과학계가 ‘수입품에 묻어 있는 극소량의 바이러스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반박해도 요지부동이다. 바이러스의 최초 기원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다는 ‘외부기원설’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4-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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