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 12월 열린 EU-중국 정상회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5일(현지시간) 유럽의회 회의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면서 “인권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길 원치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건 정확히 말해서 대화가 아니었다”면서 “굳이 말하자면 귀머거리의 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측은 ‘우리는 평화로운 사람들이어서 다른 곳을 침공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러시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약속을 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렐 대표는 “그럼에도 중국이 대량살상무기(WMD)에 반대한다는 입장만큼은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 주장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러시아를 비판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은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판단해 결정한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이는 중국 지도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중요한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이번 사태에서 누가 침략자인지 매우 잘 안다. 그럼에도 자신들이 불편해질 수 있는 분쟁에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진정한 강대국이 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앞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영상으로 정상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법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에서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눴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