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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파산에 러시아 관광객 1만6천명 외국에 발 묶여

여행사 파산에 러시아 관광객 1만6천명 외국에 발 묶여

입력 2014-08-05 00:00
업데이트 2014-08-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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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서방 제재 여파로 해외 관광수요 급감

러시아의 한 여행사가 갑작스레 파산하면서 1만6천여명의 러시아 관광객들이 그리스와 터키, 불가리아, 튀니지 등 외국에서 발이 묶였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러시아 여행사 ‘라비린트’가 영업 정지를 발표한 이후 해외에서 여행을 즐기던 2만7천여명의 러시아인이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라비린트가 귀국 항공료와 호텔비 등을 지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광 당국이 비상 조치에 나서 일부 관광객을 귀국시켰지만 여전히 1만6천여명은 외국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연방관광청(로스투리즘)의 올레그 사포노프 청장 대행은 “주말까지는 문제가 된 모든 여행객을 귀국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스의 호텔은 라비린트가 비용을 내지 않았음에도 러시아 관광객이 당분간 머무는 것을 허락했지만, 터키에서는 호텔에서 쫓겨난 사람도 있다고 로스투리즘 대변인은 전했다.

터키의 도간 뉴스통신은 러시아 관광객 44명이 귀국 항공권을 사지 못해 사흘 동안 안탈리아 공항에서 잠을 자면서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여행업계는 경제난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가 겹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지난해 9월 이후 11% 하락한 가운데 외국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최근 3주 동안 라비린트를 포함한 여행사 4곳이 파산했다.

지난달 중순 러시아의 가장 오래된 여행사 가운데 하나인 ‘네바’가 영업 중단을 발표했고 뒤이어 여행사들의 파산 선언이 잇따랐으며 이달 초 라비린트도 그 대열에 들었다. 현재까지 여행사들의 영업 정지로 피해를 입은 관광객은 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라비린트는 전세기 좌석을 대규모로 예약해 놨다가 해외 여행객 모집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에 14억 루블(약 400억원)의 빚을 졌다.

라비린트는 성명에서 “부정적인 정치·경제적 상황이 여행상품 예약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루블화 가치가 하락한 것도 러시아인의 구매력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네바 여행사는 유럽행 관광객이 40%나 줄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여행사 ‘로지 베트로프 미르’는 미국행 여행객이 20% 감소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여행사협회는 “지금까지 올해 유럽행 관광객이 30% 준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광 시즌이 끝날 무렵엔 이 수치가 훨씬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여행사협회 공보실장 이리나 튜리나는 여행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루블화 가치 하락 등의 이유도 있지만 서방의 제재로 외국인들이 러시아 여행객들에게 비우호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외국 여행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4일 모든 여행사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 피해 배상 보험에 들지 않은 여행사들은 영업허가를 중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관광청을 비롯한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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