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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덮친 D의 공포

독일 덮친 D의 공포

입력 2015-01-31 00:14
업데이트 2015-01-31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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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5년 만에 마이너스로

유럽 경제의 ‘맏형’ 독일에도 ‘D(디플레이션)공포’가 엄습했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이달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디플레이션 구제를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에 반대했던 독일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작년보다 0.3% 하락… 저유가에 식료품 값 내린 탓

29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잠정치가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물가 차이 가중치를 반영해 계산한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하락했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치인 0.2%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독일의 디플레이션은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6월 이후 60% 꺾인 국제 유가로 지난 1년간 독일의 에너지 비용은 9% 감소했다. 저유가에 더해 식료품 가격도 내려가면서 5년 만에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렸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마저 물가하락의 늪에 빠지면서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국면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유로존은 지난해 12월 19개국 가운데 12개국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내려가면서 평균 물가상승률은 -0.2%를 기록했다.

●연말까진 이어질 듯… 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 탄력

독일의 디플레이션도 만성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독일이 적어도 연말까지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의 경제전문가 레이너 사토리스는 “올해가 끝나기까지 인플레이션 수치가 긍정적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까지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지면서 ECB의 양적완화 효과를 둘러싼 회의적 시각은 일소되는 분위기다. 앞서 ECB는 지난 22일 내년 9월까지 국채를 포함해 매월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을 사들이는 전면적 양적완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앞으로 ECB의 통화완화 행보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독일은 구조개혁 없이 돈을 찍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임시방편이라며 반대해 왔는데 독일 내에서도 이 주장은 급격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매커운은 “양적완화가 정당성을 확보했지만 (독일까지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마당이라 유로존을 디플레에서 탈출시키기에) ECB의 정책 대응이 시기상 늦고 규모도 작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ECB가 자산 매입 규모를 더 늘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5-01-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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