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국경 통제 강화… ‘난민 출구’ 또 닫히나

독일도 국경 통제 강화… ‘난민 출구’ 또 닫히나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5-09-14 23:46
업데이트 2015-09-15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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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5만명 유입… 포화 판단

난민 문제 해결을 주도해 온 독일이 13일(현지시간) 국경 검문을 강화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야간열차도 이날 하룻밤 운행이 중단됐다. 올 들어 독일에 정착한 난민이 45만여명이고 지난 12일 하루에만 1만 3000여명의 난민이 뮌헨에 도착하는 등 유입이 폭증함에 따라 이뤄진 조치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독일은 올해 난민 100만명을 받을 것이라고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가 밝혔다. 지난해의 다섯 곱절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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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몸수색까지…
난민 몸수색까지… 폭발적인 난민 유입세에 독일이 임시 국경 통제를 밝힌 13일 국경도시 프레일라싱에서 독일 경찰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넘어오는 차량 검문 중 적발된 난민의 몸수색을 하고 있다. 경찰 2100여명이 투입돼 일일이 검문하는 통에 3㎞ 길이의 교통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프레일라싱 AFP 연합뉴스
아일란 조롱 만평… 막 나간 샤를리 에브도
아일란 조롱 만평… 막 나간 샤를리 에브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최신호에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을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 비난받고 있다. ‘어린이 세트 1+1’이라고 적힌 채 해변에 세워진 맥도날드 입간판 아래 숨져 있는 3살 꼬마 옆에 “목표에 거의 다 왔는데”란 문구를 남겨 난민이 햄버거를 먹기 위해 유럽으로 향한 것 같은 이미지를 풍겼다. 난민 수용 반대 시위자들이 “전쟁 때문이 아니라 경제적 이득을 노리고 유럽으로 오는 난민이 많다”고 주장하는 것과 상통한다.
연합뉴스
독일의 국경 통제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난민 할당 관련 유럽연합(EU) 내무장관 회의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대량의 난민 유입에 따른 부담은 유럽이 연대해 져야 한다”고 회원국의 각성을 촉구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독일 주변국들은 국경 통제에 동참할지 고민 중이다.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국경 검문을 실시하는 쪽으로 기울었고 가뜩이나 난민 유입에 부정적이던 동유럽 국가들도 독일의 행보를 선례로 삼을 분위기다. 폴란드와 체코 등 독일과 국경을 접한 국가에서는 연일 난민 수용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중이다. 헝가리 당국이 15일부터 국경을 넘거나 훼손시키는 난민을 추방하거나 구속할 방침이란 소문이 파다해 주말 이틀 동안 이 나라에 1만 139명의 역대 최대 규모 난민이 유입됐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가 헝가리를 나치에 비유하며 “난민을 열차에 넣어 보내는 건 유럽 역사의 가장 어두운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하자 헝가리가 오스트리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는 등 외교적 갈등도 불거졌다.

극우 정당 대표들은 난민 반대 목소리를 키웠으며 유럽이 난민 수용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는 기폭제가 됐던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을 흠집 내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아일란 시신 옆에 ‘언젠가는 먹고 말 테야’라는 표현과 함께 맥도날드 어린이 세트 입간판을 그려 넣은 풍자화를 게재해 비난을 샀다. 샤를리 에브도는 앞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나체로 묘사, 지난 1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총기 난사 테러를 당한 매체다. 그런가 하면 영국 인디펜던트는 터키 보드룸에서 아일란과 함께 전복된 보트에 탔던 이라크 난민이 “아버지 쿠르디가 시종일관 보트를 몰았다”고 호주 뉴스채널과 한 인터뷰를 인용해 아버지 쿠르디가 밀입국 알선업자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버지 쿠르디는 “보트를 몰던 터키인이 높은 파도에 어려움을 겪더니 보트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종간을 잡았다”며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9-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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