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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난민들 “프랑스는 싫어”…높은 실업률·관료주의 탓

유럽행 난민들 “프랑스는 싫어”…높은 실업률·관료주의 탓

입력 2015-09-22 09:18
업데이트 2015-09-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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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으로 몰려드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중동 난민들이 정착지로 독일과 스웨덴, 영국을 선호하고 프랑스는 기피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구호단체들과 난민전문가들에 따르면 난민들은 프랑스가 관료제적 형식주의가 강한데다 실업률이 10%가 넘는 등 경제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며 망명신청을 하면 9개월간 취업을 금지하고 있어 대부분 최종 정착지에서 제외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난민들에게 제공하는 거처도 부족하고 지저분한 한편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도 난민들이 프랑스를 기피하는 이유다.

프랑스의 망명신청자는 6만명이지만, 망명신청자를 위한 잠자리는 3만 자리 뿐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 망명신청을 하는 난민들은 친구나 가족과 침대를 나누거나 노숙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시리아를 떠난 난민 400만명 중 프랑스에서 망명을 허용받은 난민은 7천명에 불과하다.

프랑스 경찰은 이날도 칼레의 임시 난민캠프에서 400명에 달하는 시리아 등 출신 난민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며 별도의 피신처도 제공하지 않고 강제로 철수시켰다.

프랑스 정부 당국은 영국으로 가기를 원하는 난민 3천여명이 머무르는 슬럼가와 같은 난민캠프, 속칭 ‘뉴정글’을 제외한 임시 난민캠프는 모두 불법 거주지로 철거 대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난민들은 뉴정글이 “안전하지 못해 머물 수 없다”며 칼레 내 다른 안전한 곳을 찾아 빗길을 쏘다녔다고 신문은 말했다.

국경없는 의사회 관계자는 “난민들은 그곳이 너무 위험해 머물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향후 2년간 3만1천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공표했지만, 난민들에게 프랑스의 이미지는 너무 형편없어 독일 등 다른 나라 대신 프랑스로 오라고 설득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주에는 프랑스가 받아들이기로 한 1천명 중 600명에 대해서만 프랑스행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시리아 출신 영어교사인 사바(38)는 “프랑스가 난민신청 서류 간소화와 가족의 이주 허용, 10년간의 거주허가를 약속해 프랑스로 행선지를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무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온 시리아 출신 아마드(29)는 “프랑스는 난민을 원치 않고, 가족들의 이주도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프랑스에서 잘 안 되면 다시 독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에 사는 시리아인 압둘라만(26)은 “프랑스는 방문하기에는 좋지만, 일할만한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민 전문가인 프랑수아 게메네 파리정치대학 연구원은 “지금은 프랑스 정부가 난민 대거 유입 때문에 골머리를 썩지 안아도 돼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난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나라가 매력적이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라며 “프랑스 경제와 민주주의가 건실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난민들이 영국으로 가기 위해 칼레의 난민캠프에 머무는 것과 관련, “이는 영국을 칭찬하고, 프랑스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며 “프랑스는 사회경제적 역동성을 잃어버린 박물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난민 구호단체 르비브르의 사브린 알-라사스는 “난민들은 페이스북과 왓츠앱 등을 통해 경험을 나누는데, 프랑스는 난민들을 환영하는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프랑스의 난민신청 서류는 프랑스어로만 돼 있는데다, 난민신청 절차를 시작하려면 주소가 있어야 하는데, 주소는 난민신청을 해야 얻을 수 있는 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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