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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빈 플래카드 들고 서 있어도 체포, 북한처럼 되면 안되는데“

[동영상] “빈 플래카드 들고 서 있어도 체포, 북한처럼 되면 안되는데“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5-08 09:59
업데이트 2019-05-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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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북한처럼 되기 전에 이런 일을 멈추고 싶었다. 시위에 가담하지도 않았다. 난 그들이 경찰서로 날 끌고 갈지 알아보고 싶었다.”

카자흐스탄의 비디오 블로거 아슬란 사굿디노프(24)는 경찰이 몰려오기 전에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메이데이 시위를 주도했던 이 젊은 활동가는 6일 고향인 서부 오랄 시의 아바이 광장에 선 채로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현지 뉴스매체인 우랄스카야 네델야 제작진이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았으며 그는 어떤 구호도 외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어쩔줄 몰라했다. 촬영 영상을 압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시 치안을 책임지는 예르볼 쿠셰코프는 누구도 체포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누군가와 휴대전화로 상의하더니 달라졌다. 결국 교통순찰차에 태워 연행했다. 사굿디노프가 왜 구금되는지 묻자 경찰은 “나중에 따져볼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메이데이 시위 때 일을 심문 받고 몇 시간 뒤 풀려났다.

7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지난 3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물러난 뒤에도 가두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물러난 독재자의 이름을 따 수도 이름을 바꾸겠다고 결정한 것이 시위에 불을 댕겼다. 국민들은 전직 대통령과 그 가족의 영향력이 온존해 다음달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지 우려하고 있다. 경찰과 법원은 시위를 해산시키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징역형으로 엄벌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진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는 슬로건 아래 마라톤 대회를 연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당국의 단속을 빠져나가면서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장치평론가 도심 삿파예프는 페이스북에다 “정치적 조크이다. 흰 종이와 흰 옷도 이제 곧 무기로 분류될 것이다. 하얀 종이를 사더라도 허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는 “다음번에는 화장실 롤휴지를 들고 거리로 나서기만 해도 체포될 것이라고 농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웃 키르기스스탄뿐만 아니라 러시아, 벨라루스의 독립 미디어들도 이 소식을 관심있게 다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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