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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에 일부 영토 양도”… 아르메니아 사실상 백기 투항

“아제르바이잔에 일부 영토 양도”… 아르메니아 사실상 백기 투항

김규환 기자
입력 2020-11-10 17:48
업데이트 2020-11-1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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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흐전쟁 6주 만에 휴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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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와 휴전협정에 환호하는 아제르바이잔 시민들
아르메니아와 휴전협정에 환호하는 아제르바이잔 시민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10일(현지시간)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아르메니아와 휴전협정에 환호하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수 주째 치열하게 교전을 벌여온 두 나라는 전날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협정에 서명했다. 휴전 합의는 최근 아제르바이잔군의 진격으로 아르메니아가 지배 중이던 영토 상당 부분을 잃은 가운데 나왔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를 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2020.11.10
AFP 연합뉴스
러·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평화협정
러시아군 1960명 5년간 평화유지 업무
항복선언 들은 주민 수천명 항의시위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와 함께 영유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교전을 벌이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휴전하는 데 합의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나라는 10일(현지시간)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교전을 중지하며 러시아군 1960명이 이곳에 파견돼 앞으로 5년간 평화유지 임무를 담당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지난 9일 서명했다. 합의문은 또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군이 점령한 아그담, 라친 등 일부 지역 지배권을 아제르바이잔에 넘긴다는 내용도 담겼다.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카라바흐 전쟁의 중단에 관한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열고 “3자 휴전 합의는 분쟁 해결에 중대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두 나라의 휴전 합의는 두 달 전 아제르바이잔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아르메니아가 지배하고 있던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상당 부분을 잃는 바람에 이뤄졌다. 9일에는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슈시까지 아제르바이잔군에게 점령당해 아르메니아가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파시냔 총리는 “현재 전투 상황에 관한 심도 있는 분석 끝에 합의에 서명했다”며 “나와 우리 국민에게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평화유지군 1960명은 이날 19대의 군용 차량에 나눠 현지로 파견됐으며 수대의 IL76 수송기는 군장비를 싣고 러시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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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과 휴전협정 항의하며 의회 점령한 아르메니아 시위대
아제르바이잔과 휴전협정 항의하며 의회 점령한 아르메니아 시위대 아제르바이잔과의 휴전 협정에 반대하는 아르메니아 시위대가 10일(현지시간) 수도 예레반의 의사당에 난입해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수 주째 치열하게 교전을 벌여온 두 나라는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협정에 서명했다고 전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2020.11.10
타스 연합뉴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옛 소련 시절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다수인 아제르바이잔 영토였다. 옛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지만,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양측이 1992∼1994년 치열한 전쟁을 치러 3만명이 사망했다. 현재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지만 아르메니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파 아르메니아인들이 통제(실효지배)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대다수는 기독교인이고 아제르바이잔은 대다수가 무슬림이다. 터키는 아제르바이잔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주 넘게 치열하게 교전을 벌인 두 나라는 지난달 10일부터 세 차례나 휴전에 합의했으나 산발적인 교전이 계속되며 양측의 사망자도 13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휴전 합의가 공개되자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선 주민 수천명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 영토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외치며 일부는 정부 건물에 침입해 의자를 부수는 등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0-11-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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