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선한 목자 예수‘ 금반지

지중해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선한 목자 예수‘ 금반지

임병선 기자
입력 2021-12-23 09:56
수정 2021-12-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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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난파선에서 발견된 3세기 금반지. 아래 사진처럼 작은 크기의 원석에 ‘선한 목자’ 형상을 새겼다. 카이사레아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문화재청 제공
지중해 난파선에서 발견된 3세기 금반지. 아래 사진처럼 작은 크기의 원석에 ‘선한 목자’ 형상을 새겼다.
카이사레아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문화재청 제공
이스라엘 서북부 지중해의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시대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예수를 ‘선한 목자(牧者)’ 형상으로 꾸민 금반지가 특히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고대 항구도시 카이사레아 연안의 해저 4m 지점에 가라앉은 두 척의 난파선에서 녹색 원석이 박힌 금반지를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원석에는 소년이 양을 어깨에 메고 있는 형상이 새겨져 있다. 성경을 보면 예수가 스스로를 이런 모습으로 묘사하곤 했다.

이 반지는 난파선 선체 안 로마 시대 동전 더미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카이사레아 항구는 3세기 로마제국의 핵심 거점이었다. 문화재청의 헬레나 소콜로프 큐레이터는 이 반지가 초창기 기독교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카이사레아에서 활동하던 로마 여성이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소콜로프는 “기독교의 상징인 양을 보살피는 목자 형상은 당대에 꽤 사용됐지만, 반지에 새겨진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 반지 외에도 청동 독수리 조각상, 가면을 쓴 로마의 무용수(판토미무스) 조각상, 동전 560여개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동전들 중에는 3세기 중반 로마 것이 수백점, 14세기 초 맘루크들이 쓰던 청동주화 수백점이 섞여 나와 궁금증을 키운다. 맘루크는 중앙아시아 등에서 노예로 붙잡혀 온 이들로 칼리프 퇴위와 선출에 관여할 만큼 막강한 권세를 휘둘렀다. 십자군 전쟁 때 살라딘이 용병으로 끌어들여 기독교 세력에 맞선 것으로도 이름높다.
3세기 중반 로마 동전들. 카이사에라 EPA 연합뉴스
3세기 중반 로마 동전들.
카이사에라 EPA 연합뉴스
3세기 로마 판토미무스(무용수) 조각상과 가면 마스크. 카이사에라 로이터 연합뉴스
3세기 로마 판토미무스(무용수) 조각상과 가면 마스크.
카이사에라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문화재청의 해양고고학 팀장인 야곱 샤르빗은 “그 배들은 아마도 근처에 정박해 있다가 폭풍우에 휩쓸려 침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사에라는 베드로가 로마 백부장(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를 세례한 곳으로 신약성서에 나온다. 샤르빗 팀장은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최초로 기독교 문명에 받아들여진 사건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곳으로부터 기독교란 종교는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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