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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피격에 어린이 10명 넘게 사망… 병원 지하벙커서 신생아 치료 [우크라 참상]

러 피격에 어린이 10명 넘게 사망… 병원 지하벙커서 신생아 치료 [우크라 참상]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2-28 18:29
업데이트 2022-02-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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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 등 보도

아동 시설 노린 잔인한 포격에 사망 급증
“허겁지겁 병원 지하로 대피…
아기가 기억 못해 다행” 산모 증언
유치원·아동병원 등 어린이 사상자 216명
민간인 352명 사망·1684명 부상

고를로프카서 학교 포탄에 교사 2명 사망
소녀는 끝내
소녀는 끝내 구급대원인 올렉산드르 코노발로프가 27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시립병원에 도착한 뒤 주택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다친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다. 소녀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지만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P 연합뉴스 2022.2.27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태어난 우크라이나 아기. 의회 트위터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태어난 우크라이나 아기. 의회 트위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으로 수도 키예프 출신 초등학생 등 어린이 10명 이상이 숨지고 어린이 116명이 다쳤다. 지난 26일까지 민간인 포격으로 숨진 우크라이나 시민은 352명, 부상자는 1684명에 달한다. 시간이 흐른 만큼 집계될 민간인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군 주요 시설을 포격했다지만 실상은 유치원, 학교, 아동 병원 등에 포탄이 떨어져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하벙커에서는 병원에서 긴급 대피한 조산아 등 신생아들에 대한 치료가 어렵게 이어지고 있다.

신생아 중환자실서 산소통·온갖 튜브관
들고 의료진·산모·아기 지하실 직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한 산모는 얼마 전 태어난 딸을 데리고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다. 이 산모는 “아기가 힘들어 하지만 너무 어려서 이 경험을 기억 못할거라는 사실에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스스로 위안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방공호로 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부의 한 아동 병원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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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먼저 챙기는 엄마
아이를 먼저 챙기는 엄마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2022.02.26 AP 연합뉴스
이 산모는 키예프에서 공습경보가 울리자 딸 ‘미아’와 함께 병원 지하실로 대피한 상황이었다.

미아는 신생아 치료실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었지만 러시아가 24일 새벽 침공을 개시해 수도 방향으로 포위망을 좁혀오면서 꼼짝없이 병원에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 산모는 당시 지하실로 대피하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나온 미숙아들과 가족, 의료진 등이 생명유지장치와 산소통, 온갖 튜브관을 허겁지겁 들고 지하실로 직행했다고 한다.

이 벙커는 냉전 시절이던 1970년대 소련 기술자들이 설계한 곳으로 튼튼한 외벽을 갖췄지만 내부는 어른용 침대나 의자도 없이 단출하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 마련된 방공호.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고를로프카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 마련된 방공호.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방공호 된 병원… 산모 “전쟁 예상 못해
약 등 최소한의 필수품만 있는 상황”

맨바닥에 앉는다는 이 아기 엄마는 “조건은 열악하지만 안전하다는 느낌은 있다”면서 “전쟁을 예상한 이가 없었기에 준비된 사람도 없다. 약이나 아기침대 등 최소한의 필수품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조산된 신생아 수십명이 치료를 받고 있고 암 같이 중증질환을 지닌 환자들도 빼곡히 차 있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까지 아이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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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동역 우크라이나 난민
바르샤바 동역 우크라이나 난민 2022년 2월 27일 폴란드 바르샤바의 바르샤바 브쇼드니아 기차역에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가 ‘폴란드는 최고의 친구’라는 글을 들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나흘째에 이미 20만명이 폴란드로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수천명이 국경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무장관이 밝혔다. 러시아군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26일까지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352명의 민간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숨졌다. 또 어린이 116명 등 1684명이 다쳤다.

첫 번째로 희생된 아동은 키예프 출신 초등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소녀와 가족이 동승한 차량은 러시아 공격을 받았다고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예프 부시장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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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에서 지쳐 잠든 우크라이나 아이
엄마 품에서 지쳐 잠든 우크라이나 아이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루마니아 시레트의 루마니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이웃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들이 수송을 기다리고 동안 지친 아이가 엄마 품에 잠들어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이후,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체코 공화국과 같은 국경 국가들로 우크라이나를 떠나야만 했다.유엔난민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는 민간인들에게 “인도주의적 결과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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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셰미슬 난민 임시 수용소
프셰미슬 난민 임시 수용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온 한 어린이가 2022년 2월 28일 폴란드 프르제미슬 임시 수용소에 도착하면서 눈 속에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02-28
인권단체 “러 집속탄 공격 받아
유치원에 숨어 있던 아동 사망”
“학교가 학생 희생 전쟁터 돼선 안 돼”

지난 25일에는 또 다른 아동이 어른들과 함께 집속탄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주장했다.

당시 이들 희생자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오흐티르카의 보육원과 유치원에서 몸을 숨기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다수 민간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처참한 상황을 전하면서 “괴로운 사실은 그 장소가 유치원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쏘려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군사 표적인 것이냐. 그게 어디 있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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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둥 치솟은 우크라 수도 키예프
불기둥 치솟은 우크라 수도 키예프 24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자욱한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CNN에 제공한 사진에 포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키예프와 제2도시 하리코프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주요 기반시설이 피격당했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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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셰미슬 난민 임시 수용소
프셰미슬 난민 임시 수용소 2022년 2월 28일 폴란드 프셰미슬 임시 캠프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탈출한 한 어린이가 차량 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2-02-28
아동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지난 25일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고를로프카의 한 학교에서는 교사 2명이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고 현재까지 교육 관련 건물 최소 7채가 포격을 받았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학교는 싸움이 벌어지고 학생들이 희생되는 전쟁터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28일 무력 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아동과 여성을 위해 30만 달러(3억 6000여만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펼친다고 밝혔다.

굿네이버스는 제네바사무소를 중심으로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아동과 여성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긴급구호 활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 우크라이나 소년이 아빠와 헤어진 사연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28 유튜브 채널 ‘The Sun’ 캡처.
한 우크라이나 소년이 아빠와 헤어진 사연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28 유튜브 채널 ‘The Sun’ 캡처.
한 우크라이나 소년이 아빠와 헤어진 사연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28 유튜브 채널 ‘The Sun’ 캡처.
한 우크라이나 소년이 아빠와 헤어진 사연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2.28 유튜브 채널 ‘The Sun’ 캡처.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글로벌 파트너십과 연대하여 피란길에 오른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긴급 지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굿네이버스는 홈페이지와 네이버 해피빈 등에서 우크라이나 아동과 피란민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리비우의 한 기차역에서 이동하는 가족.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리비우의 한 기차역에서 이동하는 가족.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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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인
우크라이나인 우크라이나 여성이 2022년 2월 27일 일요일 폴란드의 메디카 국경 건널목에 도착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이후, 2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체코와 같은 국경 국가로 피난을 갔다. AP 연합뉴스
푸틴, 우크라 침공 선전포고
“우릴 방해하면 즉각 가공할 보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 50분쯤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작전을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러시아는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방해하거나 나아가 우리나라나 국민에 위협을 가하려는 자는 러시아의 대응이 즉각적일 것이며 그 결과는 당신들이 역사에서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것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떤 사태 전개에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잠재적 침략자들에게 괴멸과 가공할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데 추호의 의심도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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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병 만들 빈 병 찾는 어린이
화염병 만들 빈 병 찾는 어린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 국민에게 러시아에 맞선 항전을 요청한 가운데 27일(현지시간) 서부 리비우시에서 한 소녀가 화염병 제작에 쓰일 빈 병을 분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화염병 제조법을 올리고 “점령자를 무력화하자”고 촉구했다.
리비우 AFP 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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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안고 잠을 청하는 엄마
아기를 안고 잠을 청하는 엄마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키예프 지하철역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2022.02.26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인 안나 세먹(33)이 낯선 아주머니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헝가리 쪽 초소 근처에서 만나 품에 안고 있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인 안나 세먹(33)이 낯선 아주머니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헝가리 쪽 초소 근처에서 만나 품에 안고 있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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