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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열댓번 포성에 공포… 기차표·기름 동나 피란길 포기”

“하루에도 열댓번 포성에 공포… 기차표·기름 동나 피란길 포기”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2-03-03 20:56
업데이트 2022-03-04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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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국립외대 강정식 교수

현지 한국교민 30명도 안 남아
경제 제재만으론 전쟁 못 끝내
유엔서 러 퇴출하고 파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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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식 키이우(키예프)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강정식 키이우(키예프)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
우크라이나 현지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 강정식(74) 키이우(키예프)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하루에도 열댓 번 포탄 터지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면서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강 교수는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방금 전 정원에 잠깐 나갔다가 포탄 터지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면서 “우리 동네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6㎞ 정도 떨어진 교외 지역 자택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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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6㎞ 떨어진 스뱌토페트롭스케에 있는 3층 건물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완파된 모습. 강정식 교수 제공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6㎞ 떨어진 스뱌토페트롭스케에 있는 3층 건물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완파된 모습.
강정식 교수 제공
강 교수와 알고 지내던 한국 교민들은 모두 떠났고 현지에 남아 있는 한국인은 30명 이하라고 전했다. 강 교수도 피란을 떠나려고 했지만 기차표나 국경까지 갈 기름을 구할 수 없어 현지에 머물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강 교수가 사는 곳은 전기, 수도, 가스 등이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침공 첫날 새벽 5시에 예고 없이 전기가 끊어진 적도 있지만 현재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집 근처에서 마트가 계속 운영 중이라 엊그제 식료품을 잔뜩 사왔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수도를 점령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인들의 애국심을 높이 샀다.

강 교수는 “러시아인 사상자만 6000명이 넘고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무기와 금전 지원이 이어지고 있고 크로아티아, 프랑스에서도 의용군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에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유엔에서 퇴출시키고 유엔군을 우크라이나 현지에 즉시 파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은 말로만 반응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없다”면서 “러시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권 기자
2022-03-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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