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15개항 초안 작성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정전협상장에 놓여 있는 양국 국기. 2022.3.4 타스 연합뉴스
우크라 “분쟁 시 무기 공급받아야”
휴전 기대에 유가 하락·증시 상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협정 초안을 마련하고 합의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전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스웨덴식 ‘중립국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협상에서 양국의 막판 줄다리기가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협상팀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초안은) 러시아 측 제안만 반영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 그리고 여러 국가로부터의 안전 보장뿐”이라고 강조했다.
4차례 협상 끝에 처음으로 초안 작성에 이른 것은 양측이 적잖은 진전을 이뤘음을 시사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협상에 참여한 3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 양측이 15개항으로 이뤄진 잠정적인 평화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즉각 철수와 우크라이나 중립화 등이 골자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외국 군사기지나 무기를 유치하지 않는 대신 미국·영국·터키 등 우방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굽히지 않았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중단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와 탈군사화 및 탈나치화 문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 방식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는 ‘스웨덴·오스트리아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나라는 육군과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장 수준은 낮으며, 외국 군사기지와 무기를 들이지 않는다. 또 나토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침공을 받을 시 자동적으로 참전할 동맹은 없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며 ‘우크라이나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처럼 무용한 장치가 아닌, 분쟁 시 즉각적으로 무기 등을 공급받겠다는 보장을 포함한다. 나토 가입을 추진하지는 않지만, 유사시 나토 동맹국들이 마치 우크라이나가 회원국인 것처럼 도와주는 것을 보장하라는 요구로 해석될 수 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기대감에 시장은 반색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5% 하락한 배럴당 95.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5% 상승, 나스닥 지수는 3.77% 급등했다.
2022-03-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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