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지하철역 기자회견서 러 맹비난
“생후 3개월 아기 숨져... 러시아는 ‘나치’”
“푸틴과 대화 의지 있지만 마리우폴서 우리 군 살해하면 협상 없다”

키이우 EPA 연합뉴스

기자회견하는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 EPA 연합뉴스
키이우 EPA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데사에서의 미사일 공격으로 8명이 사망하고 18~20명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그들(러시아군)은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죽였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은 이 아기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됐을 때 시작됐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있는가”고 강하게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이 오데사의 군사시설과 주거용 건물 두 채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군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과 고문, 강간 등에 대해서도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1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함락이 임박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외곽의 한 마을 상공에서 촬영된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에는 300여개의 구덩이가 발견됐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고문은 “이들 대형 무덤은 숨진 마리우폴 민간인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수천 명이 숨져 집단 매장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소 500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약 50만명이 러시아군의 점령지에서 러시아의 영토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국가(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으로 강제 추방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나치”, “라시스트”라면서 “(라시스트라는) 말은 새로운 단어지만 (러시아군의) 행동은 유럽에서 (파시스트들이) 80년전에 한 것과 똑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 오데사시 공식 텔레그램 캡처

23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주택가에서 잿빛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왼쪽) 소방대원들이 폭격으로 인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22.4.24
트위터, 오데사시 공식 텔레그램 캡처
트위터, 오데사시 공식 텔레그램 캡처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4일 키이우를 방문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일 미 국무장관·국방장관과 만난다. 그들이 빈손으로 오지 않길 바란다”면서 서방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