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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의회 100석 날아갔다… ‘20년 만의 여소야대’ 몰린 마크롱

인플레에 의회 100석 날아갔다… ‘20년 만의 여소야대’ 몰린 마크롱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6-20 22:38
업데이트 2022-06-2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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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총선서 과반 확보 실패

“EU 리더십 찾다 국내 경제 놓쳐”
범여권 총 577석 중 245석 그쳐
좌파연합 131석…극우도 89석
재선 두 달 만에 국정 운영 난항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의회선거) 결선투표가 열린 19일(현지시간) 북부 르투케에 있는 투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집권여당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집권 2기를 맞는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르투케 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총선(의회선거) 결선투표가 열린 19일(현지시간) 북부 르투케에 있는 투표소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집권여당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집권 2기를 맞는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르투케 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44)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범여권이 프랑스 총선(의회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얻는 데 실패했다.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사’를 자처하며 유럽연합(EU) 내 리더십 증명에만 매달리느라 정작 국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프랑스 집권여당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년 만이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 실패를 “참담한 패배”, “지진” 등으로 표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19일(현지시간) 하원 결선투표 집계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중도 범여권 연합 ‘앙상블’이 전체 577석 중 245석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전 대비 100석이나 줄었다. 정당별 의석수로는 1위이지만, 하원 의석의 과반인 289석에서 44석이 모자라 단독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5년 전 만 39세의 나이로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 뒤 지난 4월 ‘20년 만의 재선’ 대통령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던 마크롱 대통령은 ‘20년 만에 첫 과반 확보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는 총선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전 등으로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울 때 극우나 극좌의 득세가 해롭다고 강조했으나 이 같은 메시지는 통하지 않았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가 131석을 얻어 제1야당으로 올라섰다. 극우 간판 정치인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국민연합(RN)도 역대 최고 성적(89석)을 냈다. 중도우파인 공화당(LR)도 61석을 차지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총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외교 문제에서 ‘먹고사니즘’ 문제로 프랑스인들의 관심이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식품 가격 상승이 마크롱에게 타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에서 손을 뗀 것처럼 보였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외교적 역할에 더 몰두해 있는 것처럼 비쳤다”고 꼬집었다.

이번 선거 패배로 재선 두 달 만에 의회 주도권을 상실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간 언론에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 ‘유피테르’(제우스)로 불릴 만큼 권한을 내세우고 야권 등 파트너들과 소통하지 않던 그가 앞으로 감세, 은퇴연령 상향 등을 놓고 야당과 어떻게 협력할지가 관건이다. AFP통신은 프랑스 정치가 혼돈에 빠져 입법 활동 마비와 무질서한 합종연횡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르피가로는 마크롱 대통령의 새 임기가 ‘사산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2022-06-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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