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차기 총리 선출
마거릿 대처 ‘롤모델’... 강경 보수파
“분배보다 성장” 47조원 감세 시동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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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그는 대처와 테리사 메이(2016~2019년 재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이자 최초의 40대 여성 총리가 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신임 총리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57.4%로 당선... 47조원 감세 추진
5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선거를 감독하는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에 따르면 트러스 장관은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총 8만 1326표(57.4%)를 얻어 6만 399표(42.6%)를 얻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 6주간 약 17만명의 보수당원들이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82.6%)이 높은 편이었으며 두 후보가 예상보다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트러스 장관은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살려 낸 대처 전 총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강한 영국의 부활을 꿈꾸는 보수당원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경제 불평등 해소보다 성장”을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안 폐지 등 300억 파운드(약 47조 3000억원) 규모의 강력한 감세정책으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 등 각종 추문으로 위기에 빠졌을 때 그를 옹호해 보수당원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트러스 장관은 당선 소감을 통해 “세금을 줄이고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대담한 계획’”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선언했다. 대(對)러시아 강경론을 주도해 온 그는 당선 소감에서 “에너지 요금과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문제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이날 트러스 장관이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
13% 물가 폭등·에너지 대란 대응 과제
차기 총리의 앞길은 험난하다. 숨 돌릴 새 없이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생계비 문제 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10월 물가상승률이 42년 만에 최고치인 13.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 비용이 현재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경우 내년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22%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임 총리는 6일 스코틀랜드 밸모럴궁에서 존슨 총리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뒤 취임한다.
백민경·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