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주지사 “더 많은 러시아인 올 수도”
러 소식통 “불법 저지른 이들…징집대상 아냐”
러시아 신병들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온돈 지역 바타이스크의 군 신병 모집 센터 안에 모여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주둔 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비군 일부 동원령을 내렸다. AP 연합뉴스 2022-09-26
6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인 댄 설리번, 리사 마카우스키는 러시아인 2명이 배를 타고 베링 해협을 건너 알래스카주 로런스섬에 도착해 망명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강제복무 피하려 도망친 것으로 보고됐다”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동원령에 소집된 러시아 예비군들. 이들 중 일부는 충분한 훈련과 변변한 무기 없이 바로 전선에 끌려간다는 보도가 있다. AFP 연합뉴스
마카우스키 의원실은 러시아인들이 배를 타고 세인트로렌스섬으로 건너와 약 600명이 사는 외딴 지역인 갬벨 인근 해변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인 2명 베링해협 건너 미국 알래스카주에 망명 신청
러시아인 2명이 소형 보트를 타고 베링 해협을 건너 미국 알래스카주의 세인트로렌스 섬에 도착해 망명을 신청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부분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바다를 건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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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이들 2명이 심사와 조사를 포함한 검사를 위해 앵커리지로 이송됐으며 이후 미국 이민법에 따라 처리됐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 등도 이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지난 4일 알래스카주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마카우스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두 가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첫째, 러시아 국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가담하길 싫어한다. 둘째, 러시아에 가까운 알래스카는 미국 안보에 핵심 역할을 한다”라고 밝혔다.
리사 마카우스키 공화당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주 주지사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이는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다. 러시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베링 해협을 통해 러시아를 떠나려고 한다면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느냐”고 우려했다.
러 “미국 정부, 정치적 동기 갖고 탈출 설명”
“어머니 전쟁 다녀올게요”
러시아 신병이 2022년 9월 24일 토요일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군 신병 모집 센터에서 그의 어머니를 껴안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요일 우크라이나 주둔 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예비군 일부 동원령을 내렸다.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7일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그들은 징집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연방 영토에서 행한 특정 행동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도망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망친 이들은 각각 1971년·1978년생으로 나이 때문에 동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 중 1명은 마약 소지·사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개 국경을 침범한 러시아인들을 다시 러시아로 돌려보내지만, 이번 경우는 미국 정부가 정치적 동기를 갖고 그들의 탈출을 설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 구금된 러시아인들에 대한 추가 조치 사항은 알려진 것이 없으며 주미 러시아대사관은 영사와 법적 지원을 위해 이들과 연락할 예정이다.
징집 피하려 국외 탈출·자해…일부는 적극 지원
조지아로 향하는 러시아인들
27일(현지시간) 한 무리의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와 조지아의 국경지대인 베르흐니 라르스를 걸어서 지나가고 있다. 지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뒤 조지아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의 북오세티야공화국에는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몰려들고 있다. 2022.9.27
베르흐니 라르스 AP 연합뉴스
베르흐니 라르스 AP 연합뉴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은 동원령 이후 극명하게 엇갈린 징집 대상자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동원령이 내려지자마자 곧바로 징집에 응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국외로 탈출하거나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하는 젊은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이후 최소 20만명의 러시아인이 자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에서는 래퍼로 활동하는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27)이 한 고층 건물에서 투신했다. 그는 휴대전화 메모장에 남긴 유서에서 “내가 전장에서 살인을 저지르지 않으려 죽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텔레그램 영상에서 “나는 사람들을 죽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이는 나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러시아 현지 독립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타 첸트르’ 소장 데니스 볼코프는 “서구 지향적이고 더 현대적인 도시 인구 집단은 징집에 반대하면서 출국을 원하고 있는 반면, 징집을 피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상당하다”면서 징집에 적극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교육 수준이 낮고 더 가난하며 국가에 더 의존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달 29일 공개된 레바다 첸트르의 여론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지지하는 러시아인의 비율은 동원령 이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7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볼코프 소장은 “전쟁이 시작됐을 때 (러시아) 사회는 단결했고, 그 경향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징집을 기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이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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