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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 제막식서 “日 사죄” 촉구한 일본계 주민들

글렌데일 제막식서 “日 사죄” 촉구한 일본계 주민들

입력 2013-07-31 00:00
업데이트 2013-07-3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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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오카 NCRR 대표 “일본 제대로된 사과·보상 안해”

30일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는 일본계 미국인들도 10여명 참석해 일본 제국주의의 전쟁 범죄 규탄에 동참했다.

현지 일본인 사회가 총영사관까지 동원돼 이번 소녀상 건립에 강력히 반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소수이긴 하지만 양심적 일본인들의 이번 행사 참석은 의미가 남다르다.

제막식에 참석한 일본계 미국 시민 운동 단체인 NCRR 캐시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를 비롯한 2차 대전 때 저지른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계 3세.

할아버지가 미국에 이민와 아버지와 자신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먼저 2차 대전 때 일본계 미국인이 당했던 고초를 소개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캘리포니아에 살던 일본계 주민은 재산도 뺏기고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하지만 미국 정부는 그들이 겪은 고통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정전협정 이후 사과를 했다지만 사과받은 피해자가 없고 보상은 했다지만 보상받은 피해자도 없다”면서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는 잘못된 역사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일본 교과서에 강한 불신을 표명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에게 “이곳까지 와서 역사적 진실을 알려줘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마사오카 대표와 동행한 10여명의 NCRR 회원들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캘리포니아주 그라나다힐스에서 온 해럴드 가메야 씨는 “일본이 전쟁 범죄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교과서를 고쳐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샌퍼낸도밸리 지역 일본계 미국인 연맹’ 회원이라고 밝힌 가메야 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는 올바른 역사를 배웠다”며 “하지만 일본인들은 역사를 잘못 배우고 있고 그건 일본 정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국, 중국, 필리핀 등에서 저지른 행위는 정말 부끄러운 역사”라며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위안부가 자신의 어머니고 아내고 딸이라면 그렇게 일본군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렌데일 거주 일본계 미국인을 대표한 마이클 고다마 씨는 “위안부 규탄 결의안 채택과 위안부의 날 지정, 그리고 이번에 공공 부지에 소녀상을 세우는 등 글렌데일 시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총영사관은 21일자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게 사죄하고 기금(아시아여성평화기금)을 통해 위로금 지급과 의료복지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기고문을 실었으며, 공청회 등지에서도 “정치색이 강한 것을 공공장소에 만들어선 안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글렌데일 시의원들은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일본계 주민에 대해 “극소수 인종주의자, 극우 민족주의자일 뿐 건전한 미국 시민은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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