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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혼혈’ 미스유니버스 일본 “인종차별 정면도전 하겠다”

‘흑인혼혈’ 미스유니버스 일본 “인종차별 정면도전 하겠다”

입력 2015-05-12 16:43
업데이트 2015-05-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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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아리아나는 혼혈 친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일본 미스 유니버스 경연장에 들어섰다.

그녀는 피부색 때문에 겪었던 고통을 이겨내고 마침내 왕관을 차지했다.

미야모토는 예상과는 달리 마치 영국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한 세대 전 패션계에서 문화적 장벽을 깨뜨린 것처럼 새로 얻은 명성을 인종 차별 항거에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2일 21살이 된 그녀는 “내 결심은 확고하다”며 “어떤 비난에도 준비돼 있다. 그 비난은 오히려 나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AFP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녀는 “내가 경연대회에 참가한 이유가 친구의 죽음 때문이라는 데 특별히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내 목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나가사키 근처 사세보 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또 “이제 첫 흑인 미스 유니버스 일본으로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할 훌륭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며 “처음이 된다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나오미 캠벨은 정말로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찬탄했다.

지난 3월 그녀가 미스 유니버스 일본 왕관을 썼을 때 소셜미디어에서는 집중 조명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순수’ 일본인이 아닌 ‘혼혈’에게 상이 돌아간 것을 비판했다.

캐러멜 색 피부와 173㎝의 키로 이목을 끌었던 미야모토는 “바로 그것 때문에 강해져야 했다”고 말했다.

모델 출신인 그녀는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하곤 했는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는 정신적으로는 더욱 강해졌다”며 “어렸을 때 나는 맞서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혁명’을 시작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바꿀 수는 없지만 100년, 200년이 지난 뒤 순수 혈통의 일본인은 별로 없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새롭게 생각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부언했다.

미야모토는 일본 정부가 2020 도쿄 올림픽에 관중을 끌어들이려는 ‘쿨 저팬’(Cool Japan) 정책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일부에서는 벵골족 출신으로 일본인과 러시아인 사이의 혼혈인 모델 롤라를 성공 케이스로 주목하고, 반(半) 영국인 가수 겸 배우 베키를 일본 개방의 증거로 제시한다.

일본 텔레비전 방송의 단골 출연자인 하루카 요코는 “미야모토가 일부 보수적 사고에 젖어있는 일본인에게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적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다”며 “그것은 새로운 것이 주는 충격이고 미야모토는 확실히 선구자로서 기회를 잡았다. 일본이 더욱 세계화를 깨닫게 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야모토는 “일본에는 흑인 모델이나 텔레비전 연기자가 좀처럼 없다. 유명인사라면 롤라나 베키 같은 사람들이지만 나는 누구라도 그렇게 되길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말 미스 유니버스를 가리는 결선이 있지만 미야모토는 일본에서 인종차별을 개선하는 데 이미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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