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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저자도 모르고 사는 책이 있다고? 일본서 ‘문고X’ 큰 인기

제목도 저자도 모르고 사는 책이 있다고? 일본서 ‘문고X’ 큰 인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12-05 17:54
업데이트 2016-12-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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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X 트위터
문고X 트위터
일본에서 제목도 저자 이름도 내용도 비닐 커버로 덮어 서점에 진열돼 ‘문고 X’로 불리는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 화제다.

“기가 질리는 기분을 이해한다”, “그래도 당신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겉에는 손으로 쓴 이런 메시지가 책 제목과 저자 이름을 볼 수 없도록 투명한 비닐커버 속 책 표지를 꽉 덮고 있다.

책을 사서 읽어본 사람만 제목과 저자, 내용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대개 먼저 읽은 사람이 구전이나 사회관계망(SNS) 등을 통해 소문을 내기 마련이지만 웬일인지 ‘문고X’의 경우 알려진 게 없다.

5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책 구매자가 알 수 있는 건 책이 500페이지가 넘는 논픽션이라는 것과 책값이 세금포함 810엔(약 8360원)이라는 사실 뿐이다. 그런데도 책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찾는 바람에 꽤 잘 팔린다고 한다.

문고X는 이와테현을 중심으로 10개의 서점을 운영하는 사와야 서점 가운데 하나인 JR 모리오카역 건물 내 페잔점의 문고 담당자 나가에 다카시(33)씨의 아이디어로 제목과 저자 이름을 가리고 팔기 시작했다.

표지를 볼 수 없게 비닐 커버 속에 손으로 글씨를 써 넣은 것도 그였다. 그의 아이디어로 7월 하순부터 서점 한 쪽에 전시했다. 책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영수증에도 책 제목을 기재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했다고 한다.

나가에씨는 ”최근 논픽션이 팔리지 않아 선입관을 제로 상태로 만들면 여러 사람이 찾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동기를 설명했다.

이 서점의 이 책 판매 실적은 한 달에 기껏해야 2~3권이었으나 ‘문고X’로 표지를 볼 수 없게 만들자 들여놓았던 60권이 닷새 만에 모두 팔렸다. 11월 하순까지 4500권 이상이 팔렸다.

점포장인 다구치 미키토(43)씨는 아는 서점에 알리고 트위터에도 올렸더니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650개 이상의 서점에서 문의가 쇄도했다고 소개했다.

이 책 출판사에 따르면 초판 3만부를 찍었으나 페잔점에서 행사를 시작한 뒤 중판을 거듭해 이달 중에 13쇄, 누계 18만 부에 육박하고 있다. 담당자는 “(18만부는) 쉽게 갈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라면서 “페잔점 아이디어의 효과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X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현실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어떻게든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생각에서 썼다. 표지를 볼 수 없도록 커버를 씌우는 바람에 스포트라이틀 받았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제목은 9일 오후 5시 반에 발표된다. 사와야 서점 페잔점에서는 저자와 판매기획자인 나가에의 대담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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