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할아버지가 16세 손녀 한밤중 무참히 살해...일본사회 충격

86세 할아버지가 16세 손녀 한밤중 무참히 살해...일본사회 충격

김태균 기자
입력 2020-09-14 14:33
수정 2020-09-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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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할아버지가 16세 손녀를 살해한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감식을 하고 있다. 후지TV 화면 캡처
86세 할아버지가 16세 손녀를 살해한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감식을 하고 있다. 후지TV 화면 캡처
일본의 80대 남성이 한집에서 사이좋게 지내던 고등학생 손녀를 한밤중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사건 당시 할아버지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자신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한 손녀에게 잔뜩 화가 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이현 경찰은 지난 10일 후쿠이시 구로마루조정에 사는 도미자와 스스무(86)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도미자와는 9일 밤 자기 집에서 자고 있던 손녀 A(16)양의 몸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후쿠이시의 다른 지역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얼마 전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와 둘이서 살고 있었다. 범행을 저지른 후 도미자와는 아들(A양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손녀를 살해한 사실을 직접 알렸다.

경찰은 “손녀의 상반신에 많은 상처가 있지만, 반항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누워 자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미자와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으며, 경찰에서 “손녀가 나를 심하게 나무라는 바람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어떤 이유로 서로 다툰 후 도미자와가 분을 이기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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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손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거주 도미자와 스스무(86) 용의자. 후지TV 화면 캡처
16세 손녀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일본 후쿠이현 후쿠이시 거주 도미자와 스스무(86) 용의자. 후지TV 화면 캡처
도미자와는 손녀와 함께 쇼핑을 가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 60대 주민은 “두 사람 사이에 갈등 같은 것은 없었다. 늘 손녀를 상냥하게 대했다. 같이 장을 보러 가면 뭐든지 사주고 용돈도 줬는데,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손녀가 다니던 고교 관계자도 “밝고 명랑한 성격의 A양은 대학을 졸업한 뒤 학교 선생님이 되기를 희망했다”며 “사건 당일인 9일에도 정상적으로 등교했는데,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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