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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비 줄 테니 백신 맞으세요”… 日, 3차 접종률 최하위에 안간힘

“교통비 줄 테니 백신 맞으세요”… 日, 3차 접종률 최하위에 안간힘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2-02-16 17:30
업데이트 2022-02-1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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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접종권 배송에만 2~3주 걸려
느린행정·원칙 고수에 10% 그치자
잇단 유인책·교차접종 홍보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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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코로나19 3차 접종 예약 인터넷 사이트 화면.
일본의 코로나19 3차 접종 예약 인터넷 사이트 화면.
“부스터 백신 접종권 배송은 3주 정도 걸릴 예정입니다.”

2주 전 기자가 살고 있는 일본 도쿄 시부야구 구청으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권을 신청하기 위해 전화했을 때 구청 직원으로부터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일본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종이로 된 접종권이 필요하다. 25분간 통화에서 구청 직원은 한국에서 1·2차 접종은 무엇을 맞았고 백신 번호가 무엇인지 꼼꼼히 확인했다. 예상보다 빠른 2주 이후 접종권이 도착했지만 3차 백신 예약은 불가했다. 일본에서 일반인 3차 백신 접종은 2차 때부터 8개월 이후라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느린 행정, 원칙 고수, 뒤늦은 교차 접종 허용 등으로 일본의 3차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하면서 일본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에 집계된 코로나19 3차 접종률은 10.3%다. 의료종사자와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3차 백신 접종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지만 두 달 넘어서야 겨우 10%대에 도달했다.

한국의 3차 백신 접종률이 58%인 것과 비교하면 일본의 3차 접종률은 극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4일 현재 칠레가 68.67%로 최고 수준이었고 이탈리아 60%, 영국 55.4%, 독일 54.65%, 프랑스 51.14%, 미국 27.59%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평균은 15.5%였는데 일본이 선진국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들은 3차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직접 교차 접종을 하며 3차 백신의 안전성을 호소하고 있다. 화이자보다 모더나 백신의 부작용이 더 심하다는 인식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이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지난 7일 도청 내 접종장에서 3차 접종을 마쳤는데 1·2차는 화이자, 3차는 모더나 백신이었다.

8개월 이후 접종 원칙을 뒤로하고 접종권 없이도 백신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알아서 행정 간소화를 선언한 지자체도 있다. 이와테현 모리오카시는 12일부터 3차 백신 집단 접종을 시작했지만 정작 접종권이 자택에 도착하지 않아 예약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2차 접종 후 6개월 이상 지난 18세 이상 시민이라면 접종권이 없이도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요코하마시도 2차 접종부터 6개월 이상 지난 64세 이하 시민은 접종권이 없어도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유인책을 내놓은 곳도 있다. 효고현 스모토시는 연령 제한 없이 3차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에게 일률적으로 4000엔의 교통비를 지급하고 있다.
글·사진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2-02-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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