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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떨어질 건가…日 엔화 가치 하락 못 막는 이유는

어디까지 떨어질 건가…日 엔화 가치 하락 못 막는 이유는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2-04-20 15:13
업데이트 2022-04-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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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하락
엔화 가치 하락 안전자산이던 일본 엔화 가치가 미일 금리 격차 확대 전망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엔화 가치는 2015년 12월 이후 최저인 달러당 123.10엔으로 0.86% 하락하며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사진은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는 모습. 2022.3.29 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행 총재와 재무상 등 일본경제 투톱이 연일 나서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으려 하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더 추락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만 나온다.

20일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29.38엔까지 올랐다. 2002년 4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14거래일 연속 오르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넉 달 사이에 12%나 오른 것이다.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알려진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데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Fed가 다음달 금리를 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려고 하면서 엔화 가치가 더욱 하락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엔저(엔화 가치 하락)를 적극 추진해온 일본 경제수장들도 엔화의 끝 모를 추락에 당황해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18일 “지나치게 급격한 변화는 불확실성이 커지게 돼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같은 날 “나쁜 엔저”, 19일 “환율 안정은 중요하며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의 구두 개입에도 엔·달러 환율이 130엔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외환시장의 인식이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20일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 이율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조치(공개시장 조작)를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앞으로 엔화 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조치를 포기하지 못하는 데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박으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소득과 소비를 늘린다는 ‘아베노믹스’도 원자재값 상승으로 실패했다는 점이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2021회계연도(지난해 4월~올해 3월) 기간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5조 3749억엔(약 51조 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년 만에 적자인 데다 7년 만에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게 결정타로 엔저가 일본 경제에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엔저가 장기화되면 한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철장 등에서 한국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약 8% 상승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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